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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평점 :
초등학교 시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나게 발표를 하기 위해 손을 들었었는데
그날은 잘못된 답변으로 인해, 저는
친구들의 놀림으로 풀이 죽었었고 이후로는 누군가의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참 많이 힘들게 되었던 계기가 됐어요.모두의 주목을 받는 것이
너무나 부담스럽기도 했고 수업시간에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에는 순식간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일 수 였지요.
시간이 흘러 회사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사회는 역시나
발표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 긴급상황을 진두지휘 하며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들을 능력자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사람들 대부분 외향적인 사람들이었고 역시나 기회가 많이 주어지더라구요.
'내 위치에서 나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나는 실패자 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사회가 원하는 외향적인 사람으로 나 자신을 바꾼다는 건
이미 수년간 길들여져버린 습관을 바꾸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저 역시도
내 아이는 나와는 다르게 어디서든 적극적이고 자신감 많은 아이로 자라길 바라고 있더라구요.
내향적으로 수십년을 살아온 내 인생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혼란스럽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책을 집어 들게 되었어요.

<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책은 여러 사람들의 심리상담 사례를 통해
내향성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공감을 하고, 그런 마음의 원천은 어디에서 부터 나왔 는지
그리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를 하는 구성 방식이에요.
책을 읽는 내내, 상담사 분이 제 마음에 들어와서 속삭인다는 느낌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특히나
저도 또한 군중 속에 있어도 진정한 내 사람들은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이 늘 마음에 있었거든요.

제 어린 시절을 돌아봐도 부모님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부모님과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회사 일상을 이야기 나누는 순간에도 전 부모님께 공감을 바라고 얘기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예의 없게 굴지 마라', '그래도 너가 참아라' 라는 식의 '내 편'의 말이 아니었었어요.
그래서 저 또한, 어차피 돌아오는 말은 뻔하기 때문에 그 후로, 속마음을 잘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더라구요.
이 책을 요즘에 읽은 것이긴 하지만
7년 전 지금의 신랑을 만나 "비밀 교환"을 하면서 '안전함을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랑은 조금 뻣뻣하기는 하지만, 제 입장에서 많은 공감을 해 주고 있다 보니
'이제는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말해도 되겠구나' 하며 그 안전한 경험으로 인해 속마음을 터 놓는 구나 했거든요.

다시 처음의 제 고민으로 돌아가, 저는 이 책을 통해 저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애요.
나의 내향적인 성격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에요.
워즈니악,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또한 공식석상에서 내향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쓸모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반증하고 있거든요.
진인사대천명처럼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고 나서 그 결과가 좋던 나쁜던 받아들이는 그것이면 되는 거에요.
내 의식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온전히 느끼고 나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인정해 주면 되요.
내 스스로 생각하는 올곧은 가치에 초점을 두고 내 마음에 솔직하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며
갈등이 아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토론의 장이 될 수 있으며
그게 곧 상처 받지 않고 나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닭은 것 같네요.
오늘의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겠나요?
미디어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