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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 - 네트워크 세대는 어떻게 21세기 정치의 킹메이커가 되는가?
한종우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0. 이렇게 숫자와 표로 곳곳에 단장한 책을 휘적거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지워진 글을 한 번 더 쓰는 것보다 낫다 ㅠㅠ)
1. '우리'에게 익숙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상의 체감변화정도는 하루가 멀다하고 빨라진다. 이런 속도감으로 인해 우리는 공중파뉴스보다 빠르게 사건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 또한 빠르게 잊기도 한다.
2. 저자는 이러한 속성을 내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한 '우리'에 주목한다. 책의 제목과 부제를 멋대로 편집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네트워크 세대 - 21c 킹메이커>. 앞서 말한 '우리'는 SNS를 기반으로 하고 이에 소속감을 형성하여 현실정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세대를 말한다. 가상적인 네트워크에 실체를 부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반론을 <상상의 공동체>라는 엔더슨의 논지를 빌려서 상징을 공유하는 가상의 집단으로서의 '공동체'를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3. 빠르게 본론으로 뛰어들어 가자면, 네트워크세대는 정치외적 사안으로 결집해 스스로의 힘을 확인한다면 추후에 응집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예를 들면서 위의 주장을 확인하고 있는데, 저자가 국내 정치를 분석하면서 노무현과 이명박 정권의 당선 전후를 동일선상에서 비교분석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활성화의 과정에 있는 정보기술의 영향력이 독립변수라면 5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수준의 분석을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본론에서는 정치현상에 대한 모델링을 시도하고 한국(노무현정권 탄생, 이명박정권기 촛불집회)과 미국(오바마의 당선, 트위터 활용 정치)의 변화상을 제시한다.
4. 흥미로운 지적은 SNS의 속성에서 속도보다 응집력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응집'에 상응할 수 있는 개념이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다수결의 원리를 한꺼풀 들춰보면 권리(투표권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행사를 포기하거나 아직 발견/발명하지 못한 그것들은 실재하면서도 없는 것과 같다. 권리를 행사하거나 발견/발명하는 집단들의 세력다툼인 것이다. SNS가 파괴적인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있는 측면도 여기에 기인한다. 네트워크는 (선거에 한정하자면) 투표권을 행사하기를 독려하고, 정책과 이슈들에 대해서 발언의 강제력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러한 효과들을 더 선명하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승부에 중요변수가 SNS이고, 얼마만큼의 응집력을 형성하는가에 따라 '어쩌면...'이라는 기대의 결과물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5. 마지막으로 저자의 글에서 머리를 울리는 내용이 있었다. 지금껏 SNS에서는 주로 진보적 영역의 인물-정책-사건들이 이슈가 되고 지지를 받는 추세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명성과 인기가 파급력을 갖는 속성에 비춰보면 마냥 진보 편향의 공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네트워크는 자신을 드러내는 아바타의 연결망이고, 면대면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유동적인 특성을 보인다.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는 시대에 우리는 SNS에 기대를 걸지만 막연한 선망은 항상 뒤통수를 부르는 법이다. 딱딱한 글 위로 스치는 이러한 지적은 되새김질 할 법한 부분이다.
덧 : 도서출판 부키에서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 서평단에 당첨되어 위의 서평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