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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에세이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는 20년차 베테랑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삶을 체험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해 놓은 책이다. 저자가 기자로서 가지는 명료한 통찰력과, 인간으로서 가지는 다정한 마음이 한 데 묶여 잘 드러나는 책이었다. 읽는
동안에 '그래 내 말이 이 말이야' 라든지 '제발 사람들이 이 부분 좀 의무적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내내 했다. 평소에 사회를 지켜보며 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섞여 있던 생각들을 누군가 (완벽히 논리적인, 그러나 지나치게 회의적이지는 않은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해주니 속이 시원했다.
또 따뜻한 이야기, 머리 끝까지 화가 나는 이야기, 슬픈 이야기들을 두루 다루면서도 다정한 시선을 놓지 않는 저자의 태도가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나마 내가 저널리스트가 된다면 극단적인 회의주의자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나약하고 말랑한 나의 마음을 고려해봤을 때.....) 누구보다
현대 사회의 현실을 가까이서 지켜봐야 한다는 건 괴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었다. 그래서 저자의 이러한
태도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다정한 사람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말 마음이 강한 사람 같아 동경하게 된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 마지막에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사회/정치 부문 기사만 읽어도 스트레스를 받아 종종 사회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지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한 발짝 최근의 현실을 들여다 보면서도,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스트레스의 안전망 역할을 해준다.
덧붙여 적어도 이 책 전반부를 읽을 때는 '인류애'라는 것이 다시 살아 움직이는 걸 느꼈다. 집단이 아무리 곪아 있더라도
그 속에는 얼마든지 개개인의 따스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했다. 그 따스함이 오래도록 보호받고 유지될
수 있기를, 이 사회도 구성원들에게 더 다정한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