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따리 유랑단
고정욱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한 아이가 있었다. 성격은 똑 부러지며 얼굴도 꽤 미인형에 피아노에 재능이 뛰어나 피아노에 대한 꿈을 키워오던 아이. 그 아이가 꽃다운 스무 살이 되던 해,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숙소에 큰 화재가 발생한다. 그 불길을 피하려고, 목숨만이라도 건지려고, 숙소에서 뛰어 내릴 수밖에 없었던 아이. 그 사고로 인해 병원에서 2년간 치료를 받았지만 여러 차례 수술 끝에 허리에는 철심을 박고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되고 만다. 어느새 30년이 다되어 가는 이 이야기는 내가 ‘이모’라고 부르는 먼 친척분의 이야기다. 이렇듯 사고는 정말 한순간에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다. 

  

2000년도의 어느 날, 인기 댄스가수 클론의 멤버 강원래에게도 뜻하지 않았던 사고가 닥쳐왔다. 그로 인해 그 또한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 장애인이 되었다. 이 책 ‘꿍따리 유랑단’은 강원래가 재활에 성공하여 활동하면서, 장애를 가졌지만 ‘끼’ 있는 예술가들을 모아 꾸린 극단인 ‘꿍따리 유랑단’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취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작가 또한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자신보다 강원래 같은 사람이 우리 사회의 장애에 대한 인식을 100배는 더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을 쓴 취지는 ‘꿍따리 유랑단’ 공연의 감동을 우리 독자들에게도 전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함이 아닐까. 

  

강원래에게 법무부 직원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를 찾아온 이유인즉슨 보호관찰을 받거나 소년원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을 교화하기 위한 공연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터무니없이 낮은 진행비 때문에 원래는 그 공연을 거절하지만, 시비를 거는 어떤 이로 인해서 오기로 수락하기에 이른다. 진행비로 걱정하던 그는 장애인들이 주축이 되는 공연단을 꾸리기로 마음먹고 우여곡절 끝에 단원들을 뽑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소설 속에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하는 여러 차별과 아픔들이 담겨져 있다. 편견을 깨뜨리고 일어서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아니 그 편견이 없어지기나 할까? 장애인시설, 장애인 학교가 들어선다고 하면 그 동네 주민들은 동네 이미지 버린다고, 땅값이 떨어진다고 난리를 피우고 항의하며 반대를 하는 모습을 우리는 신문이나 티비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장애인들을 얼마나 이해하려 하는지 자문 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나부터. 어렸을 적부터 가까운 곳에서 장애인과 함께했기에 남들보다는 편견이 적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 과연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나에게 장애인이라고 불쌍하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책에서 강원래는 말하고 있다. 사람 수 만큼 이 세상에는 많은 고통과 고난이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그럴 것이다. 눈에 보이는 장애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더 불행한 것이 아닐까?  

 

어떤 시각 장애인 사업가가 절망에 빠졌을 때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말이 세 단어라고 했다. 어렸을 때 늘 혼자였던 그에게 다가온 한 아이가 했던 말 “Want to play? (같이 놀래?)” 이것은 한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다. 이제는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따지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그들에게 손을 내밀며 말하고 싶다. 바로 이렇게 ! “같이 놀래?”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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