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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수리공
경민선 지음 / 마카롱 / 2022년 1월
평점 :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장편 우수상 수상작에 빛나는 연옥의 수리공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메트릭스가 생각나기도 하고,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알고보니 지옥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굿플레이스가 생각나기도 하고, 떠오르는 작품들이 굉장히 많은 책이기도 했다.
대체현실이 어마어마하게 발달한 근미래에 사람들은 대체현실 속에서 감각을 느낀다. 현실을 포기한채 누워서 대체현실 속에서 집을 사고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질만큼 대체현실이 발달했다. 그리고 과학의 발달은 뇌에 있는 감각과 기억을 서버에 연결해 사후세계 뉴랜드를 만들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뉴랜드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건강보험료가 단기간에만 열배가 넘게 상승하게 된다. 이승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뉴랜드에서 평안한 사후세계를 누릴 수 있도록, 인간다운 생활을 포기한채 '부양유령' 생활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뉴랜드로 보내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건강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거나, 30년으로 분납해야 하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30년 분납을 하면서도 힙이 벅차서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납부하면서도 실제로 뉴랜드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뉴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있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다. 뉴랜드에 간 사람과는 딱 1번 이메일로 연락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도지석은, 1년전 약혼녀를 뉴랜드에 먼저 보내고, 자신과 어머니, 이미 사망한 약혼녀의 보험료까지 납부하느라 낮에는 수리공으로 생활하면서 밤에는 불법 체커로 활동하고 있다. 체커란 게임에 접속해 서버를 쥐락펴락하는, 일종의 가상세계 초능력자 같은 존재인데, 주로 게임에 잠입해 적을 골탕먹이거나 아이템을 빼돌리는 일릏 나다. 그러던 중 이 체커 사무실에 뉴랜드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AL의 한 직원이 방문한다. 이 직원은 뉴랜드에 몰래 잠입해 특정인이 잘 있는지 확인해주는 일을 맡기는데, 위험하기는 하지만 사례금이 짭짤해서 도지석은 고민끝에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렇게 도지석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놀라울만큼 참신한 소재로 만들어진,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였는데, 첫장을 읽는 순간부터 한 자리에서 시작해서 끝까지 읽어버리게 될만큼 긴장감이 있었다. 출간 전 영상화 계약 완료가 되어 있었다는데, 영화로 보면 엄청난 SF 대작이 나올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하나씩 뉴랜드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책은 점차 흥미진진해진다. 말미에는 반전도 살짝 있기는 한데, 앞에서부터 약간 힌트를 주었던 것 같은 느낌이라 그래 그럴줄 알았어 하는 느낌이 반전이다. 배경이 서울이라 익숙한 지명들이 나와서 더 현실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대체현실이 그렇게 발달한다면, 내가 대체현실에 중독되지 않을 수 있을까.', ' 만일 돈이 많아서 일시납부를 하고 뉴랜드에 갈 수 있다면, 그렇게 뉴랜드에서 영원히 사는 것은 과연 행복할까.'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았다. 액션장면이 많아서 SF 영화로 나오면 굉장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