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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평점 :
이 시대의 대표 지성이라고 불리는 故이어령 선생님의 작품은, 아마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가 남긴 160권의 방대한 저작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래서 어디가서 책 좀 읽었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나는 아직 안 읽은 작품들이 많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미루기만 하다가 결국 선생님께서는 삶에 작별인사를 고했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생명들을 위한 마지막 이야기를 담았다는 유고집을 가장 먼저 보게되었다.

이 책의 첫장에는 선생님의 마지막 인사말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 첫문장에서 확 이끌리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머릿말에서부터 사울컥하게 되는 경우는 잘 없는데,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책의 목차는 해당 장에서 이야기할 키워드를 제목으로 붙여놓았다. 우선 첫번째부터 다섯번째까지의 키워드는 우리가 어린시절 많이 불렀던 노래를 연상하게 하는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 이렇게 다섯가지이다. 이를 위해 마지막 인사말에서 노래를 언급하시면서 시작하는데, 이 노래에 나오는 것들 중에서 진짜 우리 것은 백두산 밖에 없다는 사실과 그동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노래에 대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키워드를 통해서 옛날 본인이 겪었던 이야기부터 지금의 이야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우리의 과거 역사에서부터 우리의 미래까지 이야기들을 이렇게 읽다보니 어째서 시대의 대표 지성이라고 불리셨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유고집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아련함도 느껴지고, 그러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