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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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회 나오키상 수상 작품이라는 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의 리커버판이 도착했다.



작가 후기에, 그리고 책의 뒤표지에 적힌 문구가 너무 울컥하고 좋아서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건데, 사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책이 장편소설인 줄 알고 있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상실이나 사랑의 파국에 직면한 여성들의 심리를 그린 12개의 단편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이다. 12개의 단편이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같은 주제로 엮이다보니 비슷비슷한 분위기가 흐른다. 강렬하게 훅 들어오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흔히 있을법한 그런 이야기들이다. 극적인 장면도 없이 그렇게 잔잔하게 끝난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본 영화 특유의 느낌이 뭍어난달까.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 같은 느낌, 강렬하게 훅 들어오는 것 보다는 그렇게 잔잔한 것이 어떤 자국을 남겨서 여운이 더 오래 가는 것만 같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담담한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문체가 이별이라는 소재를 만나 묘한 헛헛함이 남는 느낌. 12편의 작품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뒤죽박죽 비스킷',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였다. 책을 읽다보니 문득 얼마전에 읽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 생각났는데, 실제로 '작가의 말'에 프랑수아즈 사강이 인용되어서 반가웠다.

이 책은 읽으면서 펑펑 울 수 있다거나 눈물이 나오는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책 속에서 묘사되는 그녀들의 고독한 모습에 나를 투영해서 책을 읽다보니 그 어떤 감성적인 책보다 이 책의 흔적이 마음속에 오래 남게될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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