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이라니. 만화로 그린 철학이라는 책의 테마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법한 고대·중세의 철학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만화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확실히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읽는 속도도 월등히 빠르고.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지나치게 얄팍하거나 겉핥기 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도 않고 딱 지적 허영을 가볍게 추구하기 좋을만한 내용과 구성이랄까.
보통 하나의 챕터에 하나의 철학자로 구성되어있는데,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중요성만큼, 두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이 두껍지 않은 책에 18명의 철학자를 소개하는만큼, 각 챕터가 그리 길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의 첫장에는 소개될 철학자의 이름과 생몰년, 그리고 그 철학자의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 캐릭터들이 각각의 개성을 살려 서로 다르게 표현되어 있는게 어찌나 귀엽던지.
만화로 되어있지만, 다양한 철학책 등을 인용하다보니 글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글과 만화의 비중이 딱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었다고 느꼈다. 만화를 이끌어가는 고양이와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가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아서 더 책을 집중해서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근현대사도 있다고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것도 귀엽고. 이렇게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근현대사 물론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