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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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라는 따뜻한 제목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름다운 표지도, 물리학자의 시가 있는 과학 에세이라는 홍보문구까지, 첫인상이 너무 좋아서, 사로잡혔던 책이다. 책이 내내 물리학에 관한 것이다보니, 과알못인 나로써는 무척이나 난해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책 내내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느껴져서, 그 느낌에 취해 완독하고야 말았다. 그렇게 책을 읽고나니, 아주 옅고 작은 몇가지의 물리학적 상식이 생긴 것 같달까. 물론 이도 금세 잊어버리고야 말겠지만.



기억나는 문구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가지를 꼽자면, 체셔 고양이의 웃음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 자체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거니와, 체셔 고양이의 웃음에서 나오는 문구가 너무 공감이 가고, 좋아서, 나는 어떤 것을 남기는 사람인걸까 문득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의 인상은 체셔 고양이의 웃음이다. 사람이 떠나고 난 뒤에도 그 사람의 인상은 체셔 고양이의 웃음처럼 남는다. 사람이 죽어도 사람이 한 일들은 체셔 고양이 웃음처럼 오래 남는다.

우주를 만지다 P.188

과학책에서, 그것도 물리학책에서 저렇게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스스로 과학책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 않았나 싶다. 어느 누가 저 문장을 보고 물리학 책을 떠올릴 수 있을까. 이런 문장들이 종종 등장하는 물리학 책이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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