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공부한지 꽤 됐는데, 글씨를 정말 못쓴다. 내 나름은 예쁘게 써본다고 쓰지만, 친구들의 비웃음을 살만큼 글씨가 엉망이다. 한글도 영어도 잘쓰는 편이 아니지만, 일본어는 정말 특출나게 못쓴달까. 시즈의 일본어 명문장이라는 책을 봤을 때, 아 글씨체 너무 귀엽다, 나도 이렇게 글씨를 쓰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껏 내가 본 어떤 일본어 글씨체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정말 따라하고 싶은 글씨체를 발견한 것이다.
책은 일본어 글씨체를 교정하는 것 외에도, 일본어 공부 자체에 큰 도움이 된다. 문장의 하단부에는 조금 어려운 단어나, 표현들의 한글 뜻도 함께 있어서 새로운 표현을 하나씩 배우면서 글씨쓰기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읽기 어려운 문장이 있을 때는, 책 날개에 있는 주소를 통해 시즈의 블로그를 방문해 읽는 법과 뜻에 대해서도 참고할 수 있도 있었고. 문구들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여러번 쓰면서 외우는 맛이 있었다. 본 특유의 그 오글거림이 약간 있어서 실제 내가 그 문장들을 어디가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잊고지냈던 일본어가 머릿 속에서 되 살아나는 기분이 들어서 문득 묵혀두었던 일본어 교재를 꺼내 살짝 한번 훑어보았다. 책에는 공백이 상당히 많아서, 내가 따라쓰고 싶으면, 여러번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있었다. 절반쯤 따라썼을 무렵에 내 글씨는 한눈에보기에도 좋아졌다는게 보일만큼, 아 글씨체 예뻐졌다 싶을만큼 예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