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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타워를 읽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주변에 무척 많았기 때문에 일본 작가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어도, 상당히 많은 일본 작가와 그들의 신간 소식을 들을 수 있었었다. 에쿠니 가오리 역시 그 중에 한명이었는데, 당시 개봉했던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상당히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 친구가 도쿄타워를 엄청 추천했었는데. 그리고 출간된지 십년도 넘게 훌쩍 지나고서야 읽은 도쿄타워는, 그 당시에 읽지 않았던 것이 안타까울만큼 좋았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맑은 문체가 너무 좋았다고나 할까.
이번에 출간된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스러운 일기장이자 에세이 모음이라고 한다. 도쿄타워를 읽고난 직후여서 그런지, 에쿠니 가오리 문체의 맛을 알아버렸기 때문인지,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었다.
책을 받고 첫장을 딱 넘겨서 무제를 읽었다. 정말 에세이와 일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뱃속에 스노보드랑 비행기가 들어있다니. 작가의 일상이나 실제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만 수록되어 있는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약간 깜짝 놀랐다. 첫장을 읽고서 찾아보니, 이 책은 잡지나 주간지 등에 수록해놓은 글을 모아놓은 모음집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 사실이 조금 더 마음에 들기도 하고.
책은 세개의 챕터로 나뉘는데, 첫번째 챕터인 '쓰기'는 쓰는 사람으로써의 경험이 수록되어 있고, 두번째 챕터인 '읽기'는 읽는 사람으로써의 경험, 어떤 책을 읽기 좋아하는 지 같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인 ' 그 주변'에는 세상을 관찰하는 작가의 태도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잡문집 같은 느낌의 책이지만,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그 특유의 분위기가 책 내내 부드럽게 흐르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잔잔하고. 그 특유의 분위기가,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