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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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인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오다기리죠와 키키 키린이 등장하는 일본영화 도쿄타워 였다. 어머니의 영화였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보면서, 엄청나게 많은 눈물을 흘렸고, 언젠가는 꼭 릴리 프랭키의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그 당시, 출간되어 있었던 도쿄타워의 부제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었는데 그 부제는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였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도쿄타워는, 표지가 양장인 것도 너무 마음에 들지만, 그보다 표지가 정말 취향저격이였다. 달과 꽃과 은은한 불빛과 도쿄타워의 조화라니. 물론 이 표지 그대로의 모습은 없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반드시 도쿄타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표지였달까.





책을 다 읽고난 소감은, 책은 영화 만큼이나 슬펐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을 내내 자식에 투자하며 자식을 바라보느라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지은 릴리 프랭키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수년간 암과 커다란 전투를 치르느라 더 작고 쇄약해지신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 보여서. 그래서 더더욱 슬펐다. 내 인생의 모든 순간 어머니는 나를 위해 대부분을 희생하셨고, 가끔은 그런 어머니의 인생이 안타깝고 속상한만큼 답답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여기는 내 자신이 또 밉고, 싫어서 더 미운소리도 많이 했었는데, 그런 나조차도 아껴주시는 내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아서 이 책이 더욱 좋으면서도 슬펐다. 이 책이 릴리프랭키의 자전적인 소설이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들이 잘 녹아있는 것 같다. 영화를 이미 봤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었지만, 지하철에서 읽으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딱 맞을만큼 폭풍 눈물이 나는 책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의 엄니가 병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도쿄타워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미소짓는 부분인데, 너무나 마음이 아팠기 때문에 지금도 가장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책은, 오롯이 주인공의 관점으로 서술되는데, 내내 어머니를 엄니라고 부른다. 그 모습이 어쩐지 조금 더 정감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책을 다 읽고나서 왠지 어느순간 작아진 내 어머니의 등을 꼭 끌어안아주고 싶어져서 다가가서 한번 꼭 안아드렸다. 그리고 문득 솟아나오려는 눈물을 한번 꾹 삼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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