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홍보하는 문구가 정말 책에 흥미를 안가질수가 없게 만들었다. #이번생은망했어, #퇴사각, #현타극복 이라니. 이렇게도 센스있고 유쾌하고 내게 꼭 필요한 취향저격 문구들이라니. 감정을 관리하고, 철학을 내인생에 써먹고, 낭비없는 인생을 사는 법에 대한 책이라는 문구를 보고, 왠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일단, 단테의 신곡 지옥편으로 시작한다. 시작부터 매우 강렬하고, 매력적이었다. 책은 학교 다니던 시절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웠던 스토아는, 금욕적이고, 절제하고, 억누르는 일이였는데, 이 책은 도입부부터 실제로 스토아주의는 감정을 수긍하고, 반성하고, 유익한 쪽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기존에 내가 갖고있던 얕은 지식을 바로 잡아주었다. 그 부분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 물론, 어려운 부분도 많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철학을 나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기때문에 철학책에 익숙하지 못한, 그리고 부담감을 가진 사람들도 흥미를 붙이고 읽을법한 책이었다. 총 14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장의 첫페이지에는 다양한 작품들에서 발췌한, 그 장의 이야기가 내포되어있는 문장들이 적혀있는데, 대부분의 문장은 에픽테토스의 담화록에 나온 문장들이었다. 내가 모르는 책을 이렇게라도 접해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책의 끝부분에는 부록으로 헬레니즘 시대의 실천 철학 학파들을 소개해주는 장도 마련해두고 있어서, 더 많은 부분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그 철학 학파들 간의 역사적 관계와 개념적 관계, 그리고 그들이 소크라테스의 사상으로부터 갈라져나온 방식을 보여주는 도표도 있어서 굉장히 인상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