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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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포드 기원 632년,
런던 중앙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람?

1908년 포드 자동차는 모델 T를 출시한다.
그 전까지는 부유층을 위해 소량 생산되던 자동차가
포드 모델 T에 이르러 제품 표준화를 통한
'단일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올더스 헉슬리는 바로 이 1908년,
일명 '포드 기원'을 원년으로 삼아
인간이 대량 인공부화되는 포드 기원 632년의 미래사회를
소설 《멋진 신세계》에 담아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 속에서
AI에게 인간이 지배 당하는 디스토피아,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공상과학 소설 혹은 영화인 반면,
《멋진 신세계》에서는
굳건한 행복이 보장되는 유토피아적 국가의
'공유, 균등, 안정'을 위해서라면
'과학'조차도 '예술'만큼이나 희생되어야 할 가치라는 점에서
흔한 SF와는 궤를 달리 한다.
1932년 출간됐으니 거의 한 세기 전 작품인데도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일 것이다.

마르크스, 레니나, 트로츠키 등 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대놓고  자유가 억압된 전체주의적 미래관은
언뜻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시키도 하지만,
전체주의/민주주의, 공산주의/자본주의 같은
단순한 이분법의 흑백논리가 아니라
행복, 자유, 종교, 성, 계급 등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유토피아의 공공의 적인 예술의 대표격으로
셰익스피어를 상정함으로써
콜라주 수준으로 갖다 붙인 인용문들 속에서
작가의 못말리는 셰익스피어 사랑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러번 되새김질하듯 읽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다시 훑어봐야 할 것 같다.

과제를 뭉텅이로 주는
박학다식 존경스런 교수님 같은 작품 앞에
겸손한 제자의 자세로
셰익스피어 전집을 꺼내든다.😆

#올더스헉슬리 #멋진신세계 #문예출판사
#AldousHuxley #BraveNew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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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 - 팔도 최고의 족집게 선생부터 기상천외한 커닝 수법까지, 처음 읽는 조선의 입시 전쟁
이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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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조선은 시험지옥에 빠지고
나는 이 책에 빠져
구절 구절 포스트잇 붙여가며 받자마자 2회독하니
이것은 독서인가 공부인가.

조선시대 공부니 시험이니 하면,
이 책의 표지에도 있듯
양반, 평민 편 갈라 앉아서
훈장님께 회초리 맞아가며 천자문 외는
김홍도의 [서당] 장면이나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한 이몽룡이
"암행어사 출두요~!" 소리와 함께
남원 관아에 들이닥치는 모습 정도가 딱 떠오르는데?!

과연 조선시대의 공부 실태는 어떠했을까?

초집, 대책, 거벽, 사수, 숙사 등
낯선 그 시대의 용어들을 지금의 말로 바꿔보면
요점정리, 모범답안, 대리응시, 대필, 입주과외교사다.
그렇다.
오늘날의 입시지옥 못지 않게
수백년 전에도 다! 있었다는 사실.
용어만 다를 뿐,
커닝, 일타강사, 족집게학원은 물론이고
답안지 바꿔치기, 시험관 매수, 시험지 유출,
합격자 내정, 위장전입까지
조선의 과거제도는 지금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

와. 세상에.
감탄사 연발하며 읽다 보니
아직 갈 길이 먼 초등생 학부모로서
밑줄 쫙쫙 그어가며 빨려들어가는구나.
특히 '알묘'(조급한 마음에 아직 싹도 안 튼 자식을
억지로 끌어당겨 뿌리를 뽑는 부모를 일컫는 말)
라는 단어에 주목!

과거에 아홉번 장원급제했으나
혹독한 면신례(신고식)에 질려
관직에 나가길 고사할 정도였던 이이,
성균관에 입학하고도 10년동안 문과에 급제를 못해
정조한테 닦달 당했던 정약용,
운동 빼곤 완벽했던 킹 세종,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공부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이 빼곡히 담겨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요망한 책이구만.

#조선시험지옥에빠지다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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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 슬기로운 철학수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미조 편역 / 파랑새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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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삶이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우리에게 보내진 선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고되게 갚을 의무며 임무다."  (p.78)

파랑새서재의 철학수업 시리즈
[쇼펜하우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은
세계가 인간의 표상이며
세계의 본질은 인간 의지에 있다는
'의지의 철학', '생의 철학', '염세철학' 등으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이론을 짤막하게 정리하여
이해하기 쉽게 편역한 철학에세이다.

인생이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어려운 과제"라면
이왕 할 거 제대로 즐기며 해내고 싶지 않은가?
나이 50 이 가까워지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맞는 시점에
남은 반평생-그 또한 예측할 수는 없지만-을
보다 의미 있게 살기 위해
철학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여 본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가장 훌륭한 존재여야만 한다. 자신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일이 많을수록 점점 더 행복해질 것이다." (p.47)

"인간의 3대 선인 건강, 청춘, 자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가지고 있는 동안엔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잃은 뒤에야 비로소 느끼게 된다." (p.166)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맞아, 맞아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기게 되는,
아무리 들어도 넘치지 않는 조언이 있는가 하면,

"친구든 동료든 사람들의 마음이 사납게 흔들릴 땐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다양한 사람들과 살다 보면 서로의 감정이 엇갈리고, 그에 따라 소란이 이는 것은 당연하다." (p.53)

"다른 이에게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다정할 필요가 없다. 새로 알게 된 사람에게 너무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p.55)

사회적 관계에 있어 나의 미숙한 부분을 건드리는
따끔한 직언도 있어
허를 찔리기도 하고
살짝 혼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초라한 인간은 고독할 때 자신의 초라함을 느끼지만,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는 고독할 때 자신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p.24)

물론 쇼펜하우어의 모든 사상이
내 생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철학자의 고매한 정신을
나 같은 범인이 어찌
100%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겠냐마는,
나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하는
나름의 방향을 설정하기에
더없이 좋은 안내자가 아닌가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 밝힌 촛불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빛난다. 모두를 위하고 싶다면, 너 자신을 먼저 위해야 한다." (p.41)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을 들으며
나 자신을 위해
오늘도 조심스레 작은 촛불을 밝힌다.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에세이 #철학수업 #슬기로운철학수업 #아르투어쇼펜하우어 #서양철학 #독일철학 #철학에세이 #파랑새서재 #파랑새 #김미조 #세네카 #융 #헤세 #철학 #철학자 #생활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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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 책이 좋아 1단계
박혜선 지음, 송선옥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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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빈집에 잠시 머물다 갈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동안 고양이가 미용실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p.15)

그럼그럼.
귀여움으로 우주를 뿌수고
세상을 구원할 냥이 씨가
못 할 일이 있을쏘냐!

'마법 같은 미용실을 만들고 싶은 냥이 씨의 마음을 담았지. 자기 이름도 넣었어. 그러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을 것 같았어.' (p.18)

마복ㄹ떡볶이, 이상ㅂ경주빵, 이가ㅈ헤어비스,
그리고 《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
책임감과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실명제 가게! 얼마나 믿음직한가?!

'뜨거운 김에 폭 찐 빨간 꽃잎 물과
바싹 말린 파란 꽃잎 물'로 곱게 염색해주고
'아드님 말처럼 자른 듯 만 듯,
어머님 말처럼 깔끔하게' 커트해주며
손님에게 하늘 가득 번지는 저녁노을을 보여주려고
돗자리 깔고 새벽까지 이발해주는
이런 미용사 현실에는 왜 없지?

고객만족도 100% 냥이 씨의 미용실이 궁금하다면
창밖에서 쭈뼛거리지 말고 당장 들어와
그곳의 나머지 이야기를 마저 들어보자.

요즘아이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동네사람들 아지트 느낌의 시골 미용실 풍경,
내게는 마냥 정겹고 따뜻하다.
사라지는 그리운 풍경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주니어RHK #냥이씨의유쾌한 미용실 #동화책 #동화책추천 #어린이책 #어린이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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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로레아 세계사 - 깊이 있는 질문은 시대를 관통한다
임라원 지음 / 날리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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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국제학 전문가이자 전략수립 자문가인
저자 임라원의 [바칼로레아 세계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국제공인 교육과정인
국제 바칼로레아(IB :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고등과정 역사 시험 단골 문제들에 기반한
질문들을 화두로 던진다.

'기술 발전이 국가 발전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조약은 왜 중요한가',
'독립의 역할은 무엇인가' 같은
너무나 광범위한 질문들 앞에서
우리는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답해야 할 지
막막해질 지경이다.

이런 질문들 앞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질문 속에서 키워드를 찾고
주제를 세분화하여 논리적인 답을 제시하기 위해
'구조적 시야'와 '전략적 사고'를 장착할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중세유럽의 봉건제도와 장원제, 흑사병,
산업혁명, 아편전쟁, 냉전,
분리주의, 히틀러, 미국 독립혁명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 인물, 제도 등을
거시적 안목으로 분석하여
세계사의 이해를 돕는 이 책은
질문들에 명쾌한 정답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세계사의 큰 흐름을 따라가면서
눈치껏 모범답안을 찾는 여정이라 하겠다.

깊이 있는 질문 앞에 당황하지 않는
세계사 내공을 쌓고 싶은 이들에게
표지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바칼로레아 세계사]를 살포시 쥐어주고 싶다.

#바칼로레아세계사 #임라원 #비욘드날리지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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