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늘 시작해버리고 만다. 그게 무엇이든. 어떻게 되든. 사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지금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악의? 그까짓 것들. - P302

소설을 쓰지 못해도 괜찮다고 마음먹은 날, 나는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마음, 그러니까 나의 상과 대결하겠다는 원한을 그냥 접었을 뿐이다. 대신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쓰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그게 꼭 ‘니꼴라 유치원‘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고, 나는 매일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결국 이야기를 쓴다는 건, 살아가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냥 계속 살아가는 것. 삶은 그런 식으로 지속되는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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