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날씨에 꼼짝도 하기 싫은 날이 있지요. 주인공 아이에게 오늘이 그런 날인가봅니다. 그런 꼼짝도 하기 싫은 아이를 일으켜세워 뭔가를 해보는 그림책 속 우리 할아버지의 놀라운 육아법이 참 부럽습니다. “어쩌면 꽤 재미있을 수도 있어!”이 말은 우연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다 읽고 알아차렸습니다. 와아 준비성 철저한 우리 할아버지. 눈 예보도 이미 검색했고, 오늘 무엇을 할지 다 “계획이 있는”분이셨습니다. 일단 썰매 만드는 설명서도 빌려야하고, 이를 위해 안경도 새로 맞춰야하고..아이와 외출이 꼭 그랬습니다. 보통은 재미있을 것이다 기대하며 준비하잖아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어쩌면” 꽤 재미있을 지도 모릅니다. 날씨를 확인하고 장소를 검색하고 아이와 어떤 활동을 할지 계획하고 준비해보지만, 이게 참 워낙 변수가 많지않습니까. 그래서 “확실히 재밌을거야!”보다 “어쩌면 ~일지도 몰라”라고 마음먹는 것이 세상살기 편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생각하기에 따라 모든 상황은 어쩌면 재미있는 거죠.저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고민하고 도와서 썰매를 완성하는 저 과정이 제일 재미있었을 것 같구요.여기까지는 할아버지의 계획 속에 존재하는 일이었어요. 새로운 사건이 이들 앞에 닥칩니다. 강아지 찾는 일이 이리 커질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놀라운 일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계획을 하고 움직여도, 우리 앞에 어떤 일이 기다릴 지 모르고(사실 대부분 울아이들이 변수ㅠ) 내가 세운 계획이 삐걱하더라도, 또 어떤 일이 기다릴지는 모릅니다. 내가 도와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작은 존재들, 목소리, 상황이 오히려 나를 도울 때. 그런 마법의 순간이 열리는 그 환상적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눈에 잘 담고 기억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마법이 일어난 순간을 볼 줄 아는 마음을 잘 붙들어야겠습니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