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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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스스로 보통 남자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평소 단어 선택에도 민감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차별적인 언행에 대해 내 아내보다 더 민감하고 받아들이고 잘못된 것이라 표현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스스로 믿는 나조차도 누군가가 보기에는 그저 둔한 남지일 뿐이고, 기득권 세력일 뿐일지 모른다는 생각과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이 책은 조남주 작가의 단편을 여러 개 모아 만든 책이다 보니, 두 편 정도는 릿터나 다른 곳에서 봤던 내용이었다.

내가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던 것들이 이 책에 있었다. "여자아이는 자라서"라는 단편은 차별을 받고 살았던 엄마가, 여자인 자기 딸에게 남자를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부분이었다. 철이 없어서 그렇다느니, 이해를 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자기 딸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여적여'가 많다. 최근 집을 구매하러 다니면서 있었던 일이었다. 와이프는 장모님과 함께 여러 곳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집을 보러 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한 곳을 정해서 며칠째 보러 다녔다. 하지만, 그 공인중개사 아주머니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장모님과 와이프가 갈 때와 내가 동행할 때는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고 했다. 내가 없을 때는 오히려 신경질이나 짜증도 부리기도 했다고 하는데 사실 내 앞에서는 그런 행동을 보여준 적은 전혀 없었다. 말로는"중요한 결정은 여자가 다 내려야지. 남자들은 다 못 내려" 이렇게 말하면서 여자를 대할 때와 남자를 대할 때의 모습이 달랐다. 공인중개사 분도 어쩌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삶에 익숙해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그걸 지적한다고 하더라도 뭔가 바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사실 나는 사회에 공헌하기보다는 "다시 안 볼 사람인데 내가 뭐라고 할 필요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넘겨버리곤 한다.

우리는 우리 모르게 어떤 잘못된 관습에 익숙해져서 뭐가 잘못된 건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고 그렇게 살아가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2차 가해를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이번에 여장교 자살 사건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책들을 자주 접함으로써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2차 가해를 저지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런 책들은 어쩌면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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