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마음을 뒤흔든 세계적 명화를 읽다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코로나로 지금은 수업이 중단됐지만 취미로 미술을 배우고 있고 어릴 때부터 미술을 오래 배워서인지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전시회 가기 전에 관련 도서를 읽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나름 공부를 하고 간다. 얼마전 톨루즈 루트렉전에 갔을 때 우연히 도슨트를 듣게 되었다. 전시회갈 때마다 오디오를 빌려서 다니는데, 도슨트는 처음이었다. 오디오를 들으면서 전시회본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그림을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그 때부터 교양으로라도 미술 작품에 대해 지식을 습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를 통해 ' #화가의숨은그림읽기 ' 책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책 표지에 적힌 말처럼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세계적 명화들이 수록되어있고, 명화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그 명화를 그린 화가의 이야기가 적혀있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유명하고 인기있는 화가 중 반고흐나 피카소, 루트렉 등 화가 본인의 이야기를 접한 적은 있지만 그 외 화가들 이야기는 접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에서 그림에 반영된 화가들의 여러 이야기와 관련 인물들의 얽힌 이야기들이 적혀있어 읽는내내 흥미로웠다.


특히, 에드바르 뭉크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절규'라는 그림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인데, 어떻게 마음 속 혼란을 그림으로 잘 표현했나 궁금했었다. 뭉크의 삶에서 다양한 경험이 그림으로 표현되었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뭉크의 가족사가 가장 큰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뭉크는 병약하게 태어나 어릴 때부터 죽음과 병에 대한 공포로 시달렸을 뿐 아니라 서른 두 살이 될 때까지 어머니, 누나, 아버지, 남동생의 죽음을 차례로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 죽음이 뭉크의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주요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반전으로는, 평생 죽음의 공포 속에서 불안을 안고 살아던 뭉크는 여든한 살까지 장수를 했다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정신적 혼돈을 그림으로 풀어냄으로써 마음의 짐을 덜었기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내가 아는 그림과 화가가 나올 때마다 반가웠는데, 오귀스트 르누아르 '뱃놀이 점심'이 나왔을 때 가장 반가웠다. 르누아르전이 서울에서 했을 때, 처음 르누아르에대해서 알게되었는데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색채가 아름다고 예뻐서 다 마음에 들었었다. 르누아르는 프랑스 인상주의 대표화가 중 한명으로 '가장 아름답고 예쁜 그림의 화가'로 많이 알려져있다고 하다. 인상주의 화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색채주의자였는데, 유럽 근대화의 새로운 세력인 중산층의 일사아과 그들의 긍정적인 정서를 알기 쉽게 담아냈다고 한다. 르누아르는 독특한 색채 혼합 방법을 개발했는데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지 않고 캔버스 위에 직접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 칠한 물감이 마르기 전에 그 위에 색을 덧칠하는 방법인데, 붓을 비벼서 밝고 부드러운 색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아크릴화를 배울 때 항상 팔레트에 물감을 섞어서 색을 칠했는데, 조금 더 익숙해지면 캔버스에 직접 색을 덧칠하면서 그려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르누아르전에서는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았는데, '뱃놀이 점심'이 현장감이 살아있어서 당연히 현장을 그림으로 그린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르누아르가 작업실에서 모델을 세워 연출한 상황이라고 한다. 모델로 연출한 상황을 이렇게 생생하게 현장감을 살려 그리다니!! 역시 명화를 그리는 화가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외국의 그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한국화도 다뤄주는데,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에 소장되어 있으면서 일본 국보라는 사실이었다. 몽유도원도는 안견의 후원자였던 안평대군으로부터 꿈꾼 내용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3일 만에 완성한 그림으로 유명한다. 왼쪽 4분의 1은 현실세계, 나머지는 비현실 세계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이 흘러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내용이 펼쳐지는 구성을 택하고 있다. 그 당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시선을 유도하던 일반적인 구성과 반대되는 과감한 시도였다고 한다. 꿈 속에 있는 듯한 화려한 구성의 그림이 우리나라 미술관도 아니고, 일본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다. 정확히 언제 반출됐는지는 모르나 임진왜란때로 추정이 된다고 하던데, 반환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에서 많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388쪽의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양한 화가들과 그 작품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잘 풀어져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그림을 보고 배우다보면 작품 속에 화가의 생각과 감정이 들어가있음을 해석을 통해 알게되는데, 언젠가는 나도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마음으로 작품들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미술에 관심은 있지만 관심만 있을 뿐 지식이 부족한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