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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
김은주 지음 / SISO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라는 책 제목을 본 순간,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늘 일상은 같지만, 그 같아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매일매일이 다른데 왜 오늘 이 하루만큼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못했을까.
그렇다. 오늘은 나에게 처음인 날이다. 늘 같은 일을 해왔어도 늘 같은 사람을 만나도 그 날의 일들은 모두 처음이고 나에게 새로운 하루였던 것이다. 일상생활에 무료함을 느끼는 요즘 간단하지만 깊은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제목만을 보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의미있게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나의 하루들을 사랑해주고 싶다는 들었다.
하루가 늘 똑같은 모습으로 지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반복적인 하루들의 빛깔은 조금씩 다르며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글로 쓰고 싶었다.
'작은 우주인'인 김은주 작가의 소개말의 한 부분이다. 작은 우주인 김은주 작가의 글을 천천히 읽다보면, 그 이야기를통해 개개인의 우주는 늘 오늘이 처음이기에 다행감을 갖고 행복감을 누기릴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 책에 대한 서두에 꼭 책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책 디자인은 독자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잘 쓴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도 책 디자인이나 구성이 별로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출판사에서 디자인을 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책 디자인을 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 그리고 출판사마다 오너들이 추구하는 디자인이 있기 때문에 요즘 트랜드에 맞는 감각적 디자인을 선보여도 채택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었다.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의 책 표지는 나에게 의미가 있었던 것이, 내가 읽는 책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남편이 처음으로 책 표지의 색감에 감탄하며 나중에 회사 일을 할 때 색감을 참고하겠다고 사진까지 찍어갈 정도로 남편이 큰 관심을 보였다.

책 표지와 매 장마다 감각적인 파스텔 톤의 페이지들 덕에 한 장 한장 넘길 때마다 색감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p.20삶은 높이가 아니라 부피다
삶은 가로와 세로 그리고 높이가 만나 3차원의 도형을 이루는 부피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이는 삶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도 있고, 더 깊이의 뒷면도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삶은 보이는 높이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어릴 때는 나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를, 우리집보다 잘 사는 집의 아이를 부러워했다. 성인이되어서는 잘 풀리는 친구를, 좋은 조건을 가진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를 부러워했다. 부러움을 느끼면서 이들이 나보다 높은 삶의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기소침했던 적도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나보다 금전적으로 풍요롭게사는 이들의 삶이 부럽긴 했지만, 나의 삶이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요즘말로하면 정신 승리랄까. 그들보다 삶의 높이가 높진 않더라도 나의 삶은 풍요롭고, 내 생활은 행복으로가득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처럼 삶은 높이가 아니라 부피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 보이는 삶이 다가 아니다. 겉이 화려한 삶보다는 내면이 깊은 삶을 살아가고싶다. 나의 삶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들로만 채워 내면이 행복으로 가득 차는 삶을 살고 싶다.
p.74참 고단한 삶을 사는구나
우리는 어느 나이에서든 '참 고단한 삶을 사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힘들고 고단하다면 지금의 나이를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자.
어릴 때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20살이 되면 재미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대학을 가고, 아르바이트도 할 수있고 내 삶을 내가 주관할 수 있기때문에 항상 즐거울 거 같았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와는 또 다른 고단함이 존재했다. 내가 상상하던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었지만, 원하는 곳에 취직을 하기위해 한편으로는 고단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취직만 하면 또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내 인생에 이제 또 다른 고민은 없을 거라는 착각. 하지만 사회에 맨 몸으로 부딪히면서 또 다른 꿈이 생겼고, 그 꿈에 도전하기위해 고단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내 삶에서 고단한 시간이 없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오히려 늘 고단한 일이 생길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결혼을 하고나서는 그 생활대로 아이를 낳게된다면 그 생활대로 나에게 고단한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그 고단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 고단한 시간 속에서 행복한 시간도 공존한다는 걸 이제는 아니까. 고단 속의 행복이 나에게 더 큰 행복감으로 잔존한다는 걸 알기에. 힘들고 고단해도 나의 하루를 잘 사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p.165시간의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시기라도 속도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간다고 아쉬워하지도 말고, 더디 간다고 조급해하지도 말자. 그 시간에 충실하도록 노력해 보자.
여러 책에서는 늘 현재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요즘 나의 하루에 충실하기위해 노력하게되었다. 미래를 생각하고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주어진 이 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가끔 생각해보면, 예전에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했던 시간이 오히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간에 나에게 벌어나는 일,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늘 함께해주는 가족...지금 현재에도 충분히 나에게는 집중하고 충실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특히 매일 다짐을 하는 거지만, 나의 부모님에게 나의 시간을 더 충실하게 할애하고 싶다. 뒤늦게 알아차리지도 못할만큼 빠르게 간 세월들을 탓하지 않도록. 탓할 시간을 미리 아껴 나의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의 시간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