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문화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선을넘는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관심만 있었던 역사를 온 몸으로 익히기위해 노력을 어느순간부터 하게 되었다. 한국사 자격증도 있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는 일시적일 뿐 정말 시험장을 나오는 순간 바로 희미해져버려 나의 지식이 되지 않았었다. 요새는 남편이랑 같이 관련 프로그램 챙겨보면서 이야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궁금하면 바로 찾아보고 대화를 하다보니 한국사 공부를 할 때보다 더 지식이 폭넓어진 기분이다.

개략적이고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아는 것도 좋지만, 깨알지식을 습득하고 싶어 '알아두면잘난척하기딱좋은우리역사문화사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총 7장으로 '의식주&풍속', '종교&예술&교육', '과학&기술&천문&의학', '제도&법률', '경제 생활', '정치&군사&외교', '궁중생활'로 나뉘어져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잘 몰랐던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서 좀 더 낮은 곳의 역사, 민초들의 생활상을 알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려주고, 인간 본연의 성질이나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깨우쳐 주고 싶었다고 머리말에 쓰여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이거는 왜 안 궁금해했을까?? 내가 너무 사건 중심적으로 역사를 알아왔고, 왕권에 대한 역사만을 공부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옛 시대의 평민들의 생활에 대한 정보가 많이 담겨있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일본의 악행 때문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는데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내가 몰랐다는 사실에 무척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배웠던 '고려장'이라는 게 우리 나라에는 애초에 없었다고 한다. 단지 일본인들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무덤 속에 있는 문화재를 파내기위해 무덤의 주인공이 살아 있는 부모를 묻어버린 패륜아라고 거짓 사실을 퍼뜨리며 무덤을 파헤치게 하기위해서 '고려장'이라는 말이 생겼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실제로 고려시대에는 불효죄를 반역죄와 더부어 엄하게 처벌하였기때문에 고려장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p.15)


내가 아는 지식과 상충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가체 금지령을 처음 내린 건 영조시대로 알고 있었다. 그 이후에 강화되면서 가체를 하는 풍속이 사라지고 족머리를 하게 된 걸로 알았는데, 책에서는 정조 12년에 나라에서 "제 머리만으로 쪽을 찌고 가체는 족두리로 대신하라"라는 강력한 금지령을 내려 풍속이 점차 사라졌다고 되있는데, 영조시대 때부터 시작된 것이 맞다면 영조시대 때의 일화를 써줬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p.111)


조선시대에는 아명이 따로 있었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황희 정승의 아명이 도야지이고, 조선 26대 임금 고정의 아명이 개똥이였다는 사실은 참 재밌었다. 오래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귀신들이 시기질투하지 않게 이름을 일부러 막 지었다고는 하지만 왕의 아명마저 개똥이였다니..정말 조선 시대때는 성인까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자체가 참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p.119)


요새는 조서시대에 비하면 태아의 성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거 같지만 심지어 과거와 달리 많은 아빠들은 여자 아이를 원하기도 한다. 근데 옛날에는 대를 이어간다는 중요한 가업(?)으로 인해 태아의 성이 정말 중요했다. 우리 할머니 세대까지만해도 아들을 낳느 것이 엄청 중요했던 걸 생각하면 남아선호사상이 사라져가는 건 정말 얼마 안된 거 같다. 근데 옛날에는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으므로 태아의 성을 감별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중에 정말 잔인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8월 한가위에 송편을 빚을 떄 바늘을 넣고 빚어 임산부가 그 송편을 씹어 바늘귀가 나오면 딸, 바늘 끝이 나오면 아들이라고 했었다고 한다... 얼마나 잔인한 방법인가... 바늘에 혹시 찔리기라도 하면, 잘못해서 삼키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이런 감별방법을 썼는지 모르겠다.(p.299)


이번 연휴를 맞아 경주여행을 다녀왔는데, 경주에 있는 대릉원부터 김유신묘, 문무왕릉 등 다양한 릉들을 보고 왔었다. 왕이 묻힐 곳을 어떻게 정했을까 궁금했었는데, 택지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명당을 찾고 왕이 친히 나가 지세를 관망하기도 했다고 한다. 명당에 유택을 정하는데, 그중에서도 지맥이 닿아 생기가 집중되는 혈에 관을 묻고 봉분을 조성했다고 한다. 능은 좌햐으로 하고, 능 뒤쪽에는 산이 있고 송림을 배경으로 동서북 3면으로 곡장을 두르고 곡장 안에 봉분을 만들었다고 한다. 봉분 아랫부분은 12방위를 담당하는 십이지신상을 해당 방위에 맞게 양각한 병풍석을 둘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김유신장군 묘를 갔을 때, 호석에 십이지신이 세겨져있었는데 그 수수께끼가 책을 읽어보니 풀렸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거 같다.(p.490)




이 책은 단조로운 지식 위주의 교과서적, 시험서적과 다르게 당시의 생생한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어 다른 역사책에 비해 더 재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 기본적인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생활사에대한 이야기책을 읽는다면 뼈에 좋은 살을 붙이는 학습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정말 깨알같은 지식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한테 옛날사람들은 소금도 아닌 모래알로 양치질을 했다고 이야기해주는 등 부담없이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생각날 때마다 천천히 이야기별로 다시 읽어보면서 깨알 지식을 머릿속에 잘 넣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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