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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2018년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큰 위안을 얻고 많은 감동을 받아, 그 책을 다 읽은 후 주변 사람들한테 엄청 추천했던 적이 있다. 그 때에는 고양이라는 존재가 대체 어떻게 표현되는걸까? 강아지도 아니고 왜 고양이지?라는 의구심만 갖고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었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삶을 일러주는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졌었다.
2018년 독서에서의 긍정적인 감정때문인지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수업"이라는 말에, 무심한 듯 대충그린듯하면서도 익살스러운 고양이 그림에 이끌려 책을 잡게되었고, 그 자리에서 단숨에 다 읽게 되었다.

아주 나답게! 근사한 너답게! 우리에겐 3미터 거리가 필요해!
사랑, 우정, 일, 인간관계 등 세상살이가 버거운 우리에게 인생 고수 고양이가 가르쳐준 행복해지는 법!
저자 제이미 셸먼은 오래전부터 많은 고양이들과 살아오며 고양이의 행동과 표현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원하는 것을 얻는 법, 평화로운 시간을 갖는 법 등을 배워왔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인생의 교훈들을 풀어 쓴 책인 거 같다.
책을 넘기면 짤막한 글들과 심플하지만 상황을 잘 느끼게해주는 일러스트로 구성되어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있어서인걸까, 내가 하던 퇴근 후 취미활동들을 계속 못하고 있어서인걸까, 집에만 오면 늘어지게되고 두꺼운 책에는 손이 잘 안가게 되는데.. 나도 알 수 없는 늘어짐과 약간의 우울감이 요새 있어서인지 이 책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짧고 심플하지만 이치가 담겨있는 글들이 더 눈에 들어온 거 같다.
힘이 되는 말. 응원하는동작. 위로의 손길은 아끼지 말아야 해. 그로 인해 얼마나 행복한지 안다면. "사랑해."
현재를 즐겨. 어설프게 미래 운운하지 말고!
여러 책을 읽다보면, 겹치는 메세지들이 있기마련인데 요새 읽은 책들은 특히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으라는 말이 담겨있었던 가 같다.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사는 것은 기본적이고 쉬운 일이지만, 나는 실제로 현재를 살고 있지 않다. 항상 스케쥴러를 빼곡히 채워둬야 마음이 편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할 일이 아닌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곤한다. 몇달후에 여행갈 곳을 미리 정해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여행지에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그것마저 다 하면 그 다음 여행지를 찾아본다. 온전히 현재를 못살고 있는 것이다.. 어설픈 미래를 생각하는 것보다, 지금 이 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지만 마음처럼 실천으로 잘 안된다. 현재들 좀 더 즐겨야지. 현재를 온전히 즐기기위해 노력해야겠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하는 법이댜. 그래야만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네게 나를 맞추려고 하지 마. 난 내 방법으로 너의 사랑을 받아들일게. 다름을 인정하라고!
너도 네가 누군지 알고 싶다면, 너만의 시간을 가져봐. 자유롭게.
뭔가 변화를 원한다면 독서만큼 좋은 건 없어.
현대인은 나르시스적이라고 볼 수있지만 자신의 외면을 사랑할지언정 내면은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거 같다. SNS의 대중화로 항상 다른 사람과 나의 처지를 비교하고, 그로도 모자라 내가 사랑 하는 사람들도 그 비교대상에 넣어 끊임없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비교를 하는 거 같다.
온전히 현재를 살아야하는 것처럼, 온전히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을 갖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의 요인 중 하나가 본인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고 자아가 약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게되어 온전치 못한 심리상태가 되는 거이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받아들인다면 훨씬 행복하고 온전한 나의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면, 의도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중요한 거 같다. 나같은 경우엔 생각이 많거나 고민이 있을 때 몇시간이라도 혼자 카페를 가서 책을 보면서 사색을 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당일로라도 혼자 여행을 가곤 한다. 그렇게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기도 하고, 처음보다 고민이 가벼워지는 느낌도 들고, 내 마음이 진정되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게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해서 나의 생각을 들여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잘 알지? 잔소리는 절대 금물! 후회 없이 사랑하자고. 좋은 점만 봐. 칭찬만 쏟아내기에도 짧은 시간이야.
최근 몇 년 내가 가장 많이 다시 생각해본 단어가 '가족'인 거 같다. 사회초년생 때 갑자기 병세가 위중해져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주치의 선생님 말을 듣고 온 가족이 울며 누워있는 아빠에게/남편에게 사랑한다며 이별의 말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않고 있는 기억 중의 하나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과연 평소에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했었을까? 그러지 못했다면 얼마나 후회스러울까? 그렇다면 나는 과연 우리 가족에게 잘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엄마아빠한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동생한테 편하다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내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기만 한 건 아닐까, 나는 진정으로 나의 가족을 후회없이 사랑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었다. 그리고 그 이후.. 가족은 내 인간관계 그리고 내 생활에서 가장 최우선이되었다. 철없던 시절을 반성하고(실제로 엄마한테 그 때 내가 그랬던 건 반성하고 있어.라고 자주 말하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귀한 시간을 놓치지 않기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의 생활이 정말 교후적으로 잘 표현된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고양이의 생활이, 무거운 책임감과 짐을 떠안은 거 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심플라이프였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