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 - 직장인들의 폭풍 공감 에세이
이종훈 지음, JUNO 그림 / 성안당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읽은 "누구의 인정도 아닌"이 타인을 의식하고 주체적인 성인으로써 생활하지 못하는 요즘 사람들의 원인에 대해 분석한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로하기위해 작가가 쓴 책일까?라는 생각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요즘 서점을 가서 매장 진열대에 놓여진 책들의 제목을 살펴보면 자존감을 높이는 내용이나 타인과 잘 지내는 방법에대한 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거 같다. 그런 책들을 보면 요즘 현대인들은 과도하게 남의 시선을 인식하거나 건강한 자존감을 갖고 생활을 하기 힘든, 주체적이지 못한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베스트 셀러 중에 꼭 포함되있는 걸까? 타인에게 위로받지 못하는 마음을 책을 통해 위로받는 사람들이 늘어난걸까? 라는 생각이 서점을 나올 때까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곤 한다.

"직장", "술", "삶,걱정", "결핍,습관,마음", "건강,독서,행복,부모" 이렇게 총 5장으로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사실 제목과 책 소개를 대충 봤을 때는 제목에대한 이야기만 실린 책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점에서 살짝 실망감도 들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삶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과 느낀점들에대해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들이 폭풍 공감할 수 있게 재밌게 쓰여있어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별 생각없이 책장을 넘겼는데, 처음 주제가 직장이어서 그런지 읽는내내 나도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있었다. 작가가 읽지말고 소리내서 따라 읽으라는 랩부분도 있었는데, 차마 소리내서 따라읽지는 못했지만 나도 모르게 속으로 랩처럼 읽고 있었다.. 혼자 그렇게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 랩에 빠려들어간 내 자신이 얼마나 재밌던지..ㅎㅎ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휴가를 못 쓰고 아파도 못 쉬는 쉼포족이라고 한다. 아파도 쉼을 포기하는 쉼포족이다. 직장 생활은 고생 끝에 골병 오고, 헌신하면 헌신짝 되며, 열일 끝에 열병 온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차장급 이상의 선배님들을 보면 10년전만해도 야근을 하는 게 당연한 시대였기 때문에, 야근을 안 하는 날이 드물었고 주말에 출근 안하는 날이 드물었다고 한다. '라떼는'이라는 말을 쓰는 분들이 내 주변에는 거의 없기는 하지만, 정말 지금 근무환경이 좋아졌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런 선배님들 중 정말 지금 봐도 너무 열일하는 분들은 "암"이나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해 병가를 쓰신 분들이 많다. 승진이라는 건 우리 인생을 봤을 때 삶을 좀 윤택하게하고 약간의 명예를 얻을 수는 있으나 건강한 나의 삶과 연결이 되는 거 같지는 않다. 하루빨리 모든 직장인들이 본인의 연차를 자유롭게 소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스쳐가는 사람한테 고귀한 감정을 낭비하지 마라. 그대의 감정은 고귀하고, 스쳐 지나가는 그들에게 낭비할 만큼 값어치가 없지 않다. 바람처럼 그냥 스치듯 안녕이다.
이 책을 다 읽고 가장 마음에 남는 글이었다. 왜 나는 그져 스쳐가는 사람한테 나의 고귀한 감정을 낭비하고, 그 여파로 며칠간 고민하고 기분 나빠했을까. 그저 나에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뿐인데. 생각을 해보면 나의 감정을 낭비하게 하는 사람들은 내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다. 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우리의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 그럴 가치도 없는 일이다. 항상 마음에 또 새기고 또 새기고 싶은 말이다.


감정은 인간의 본능이고 기본적 권리이다. 인간의 감정을 대한다는 것은 가장 가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러므로 감정을 대하는 감정노동자는 가장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말들인데, 그걸 잘 이쁘게 포장해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없이 전달하는 게 작가만의 능력인 거 같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은 항상 짐작이 가지만 항상 읽는 이유가 바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걸 다시 리마인드 시키기 위함이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실제로 행동에 실천하지 못하는 말들. 그 말들을 다시 되새김으로써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읽게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도 그랬다. 내가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아직 실천하고 있지 못하는 것들. 그런 것들을 나에게 상기시켜줬다. 이 책을 읽고 되새겼던 내용들을 나는 또 잊어버릴 거고, 생활에 다 적용시키면서 살아갈 순 없겠지만 내일의 조금 더 나은 나를 위해 나만의 한 작품을 잘 완성시키기위해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봐야겠다.


복잡한 생각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에 대해 공감을 받고 싶을 때, 나의 감정이 올바른 걸까 의구심이 들 때, 직장으로 인해 화가 날 때 등 직장인들이라면 언제 읽어도 폭풍 공감하며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여타 다른 책들처럼 옳은 말만 적힌 책이지만 작가의 위트 넘치는 문체와 한 주제마다 마지막 장에 그려진 재미있는 일러스트 덕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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