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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펜로즈 지음 / 필프리미엄에디션(FEEL)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이나 하든 - 어린 나이에 엄마 혜원과 단둘이 미국에 와서 생활을 하던 중 엄마와 제프 하든의 결혼으로 하든가의 딸이 된다.
한재희 - 세계 일류의 피아니스트, 지친 몸을 하고 세상으로부터 도피했을 때 순수한 소녀 이나를 만나 마음을 빼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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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하든 - 이나의 재혼가정의 오빠, 제프의 아들, 이나를 동생이 아닌 여자로 마음에 품고 사랑하게 된다.
김유하 - 세계적인 톱모델, 플랏 메이트로 만난 소녀같은 이나에 익숙해지고 그 둥지에 정착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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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하든 - 이나의 엄마 혜원을 사랑하고 결혼하지만 사고로 혜원을 떠나보내고 이나를 친딸처럼 보살피고 사랑해준다.
어린 이나를 데리고 한국땅을 떠나 필라델피아로 온 혜원은 매일 이나를 혼자 집에 두고 일을 하러 나가는데, 사장 겸 인기 쉐프인 제프가 그의 아들 노아와 함께 가끔 찾아와 이나를 위해 요리도 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준다.
이나는 고독하고 외로웠던 혼자만의 시간에서 벗어나 사람의 온기와 가족같은 정을 느끼게 되고, 혜원을 사랑하게 된 제프는 그녀에게 청혼하고 두 사람은 결혼하여 진짜 가족이 된다.
어느 날 혜원은 파파라치 차량을 피하던 중 교통사고가 나서 죽음을 맞고, 이나는 자신의 전부였던 엄마를 잃고 공허한 우주같은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혜원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던 제프와 이나는 5개월에 걸친 치유여행을 통해 진정한 가족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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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모 사이트에서 이 <그래비티>라는 연재를 처음 접했을 때의 첫 느낌과 감동을 잊지 못한다.
신인작가의 첫 글임에도 불구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비문이 거의 없이 잘 만들어진 문장들이 지금까지 읽었던 로설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었다.
마치 최고의 단어를 사용하여 잘 다듬어진 고급진 번역본 같다고나 할까... 이러한 독특한 문장들은 이 작품을 뭔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나게도 했다.
여러 독자들의 거듭된 요청과 구애로 드디어 세상에 선보이게 된 <그래비티>,
글은 더없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졌고 단단해졌다.
감동은 여전했다.
이 책은 남녀주연의 관계, 조연의 역할이 뚜렷한 흔히 볼 수 있는 로맨스 소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로맨스 소설이라기 보다는 치유를 통한 성장소설에 가깝다.
또한 남조인 노아와 유하의 비중이 꽤 높다.
일반적인 삼각, 사각관계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남조의 비중이 큰 작품을 꺼려하시는 분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면 이나를 중심으로 지구의 위성이 되고 싶었을 두 사람을 더욱 품어주게 될 것이다.
인류애적인 사랑을 주는 이나에 감정이입이 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와 지명은 작가님이 직접 살거나 여행했던 장소로서 가이드북으로 써도 될 정도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만큼 독자는 더욱 현실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고, 직접 가보지 못한 여러 나라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나중에 그 장소를 여행하게 되면 그래비티를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해외 여러나라가 배경인 소설이라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분들에게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취향의 차이일 뿐이고, 요즘같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인이라고 해서 꼭 한국에서만 사랑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한국에서 살았으면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더 힘들었을 이나가 외국에서 자아를 찾는 과정이 더 행복했으리라 본다.
또한 글에 인용된 여러 외국어와 책, 음악들로 인해 방해가 된다고 여기거나 스킵하고 넘어갔던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님의 다양한 문학적, 예술적 지식과 재능으로 주인공들의 상황과 마음을 대변하는 적절한 인용을 통해 글을 더욱 이해하기 쉽고 감성에 젖게 한다.
나처럼 직접 책이나 음악을 찾아보며 몰랐던 작품이나 음악들을 알아가는 기쁨도 있고, 이나가 느끼던 것을 같이 느끼고 공유하고픈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래비티(Gravity)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중력처럼 서로를 향한 인력이 있고, 그 힘이 이나와 재희 두 사람에게 존재해 운명과도 같은 끌림으로 결국은 서로를 당기게 된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지만 항상 외로움을 느꼈던 이나는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자아를 찾아간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이나를 통해 세상에 굴복하여 포기하고 찌들어만 가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나가 사랑하던 잘려진 아이비 가지 '순진이'조차 생명력 가득한 존재가 되었으니 미천하게만 바라보던 사물과 생물들도 각자의 삶을 개척하는 일꾼처럼 보이고 의미있는 것들이 되었다.
다음 작품인 <소프트 랜딩>에서 노아가 진정한 자신의 별을 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