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과 청의 교체기에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김훈의 소설이다. 김훈 특유의 물기없는 문체는 가히 독보적이다.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전멸도 불사하는 전쟁을 주장하는 김상헌의 '썰전', 백성들과 군사들이 가진 소소한 소재들로 현실들을 묘사하며 전시 상황 속의 백성들의 고단함죽을지언정 타협하지 않는다는 김상헌의 결기는 존중하나 백성과 왕을 동일시하는 김상헌의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이 지점은 근대적 관점만은 아니다. 조선건국의 토대였던 맹자의 민본사상, 공평과 정의를 중히 여기는 구약의 관점이 모두 왕은 백성을 위해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김상헌의 타협없는 결기와 일제 독립운동가들의 결기가 다른 점은 백성의 고통이다. 왕이 치욕을 당하고 백성이 살 수 있다면 기꺼이 당해야 하는 치욕이다. 일제 독립운동의 정당성은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의 백성을 갈아마시려는 체제이기 때문이다.백성은 명을 섬기는 청을 섬기는, 조선을 섬기든, 고려를 섬기든 상관이 없다. 공평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나라라면 백성들에게는 그곳이 제대로 된 나라이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대한민국 남자로서 먹먹하고 미안한 마음이 일어난다.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이유를 알것같다.예전에 비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태도는 여전히 문화와 제도 속에 스며있다. 남성들에겐 산소처럼 느껴지고 여성들에겐 이산화탄소처럼 느껴지는.정책을 개선하여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 제도를 바꾸고 각종 페미니즘 캠페인 등을 통해 문화도 바꾸어야 한다. 문제는 단숨에 바뀌지는 않을텐데 버퍼공간이 있으면 어떨까싶다.국가와 기업과 개인 사이에 다양한 공동체적 버퍼공간이 있다면 독박육아에 지치지않고 변화를 도모해볼수있지 않을까?독박육아가 아닌 공동육아, 육아의 고충을 위로하고 정서적 지지를 보내는 관계, 정신과 의사처럼 이율배반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각한대로 여성과 육아에 대한 태도를 바꾸려 애쓰는 문화가 있는 해방구들이 지역마다 있다면 제도와 의식을 바꾸는 지난한 과정을 버틸수있는 힘이 되어주고 새로운 대안 모델들이 나올 수있을텐데..마을공동체가 곳곳에 형성되어 목소리를 잃은 이시대의 김지영들이 자기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