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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밖으로
바버라 레이드 지음, 나희덕 옮김 / 제이픽 / 2024년 10월
평점 :
캐나다 총독문학상, IBBY 캐나다 최우수 그림책상,
유니세프 에즈라 잭 키츠상, 2013년 캐나다 훈장 등
다양한 수상을 한 [ 터널밖으로]
이 책은 어떠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걸까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긴박한 표지의
바버라 레이드의 [터널밖으로]는 제목에서부터
무언가를 찾아 터널밖으로 나오는
이야기 임을 추측할 수 있지요^^
그 무엇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 쥐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 터널밖으로] 주인공 닙은 보자마자 아! 귀여워! 탄성을 자아내내요.
분명 그림책 속 주인공인데 정말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이
입체적이고 털 하나하나가 세세하게 잘 표현되어 졌어요
바버라 레이드 작가분이 클레이 유토로 한장면 한장면을
만들어 내셨다고 하네요.
저는 클레이라고 해서 보통 우리 아이들이 갖고 노는 클레이인 줄 알았는데
유토는 조금 다르다고 하네요 오일 클레이라고도 하고
보통 클레이는 만들고 공기중에 두면 굳는데
유토는 잘 굳지 않아서 다시 만들기가 가능하고 섬세하게 작업하기 좋다고 하네요
인터넷에서 검색으로 볼 때는 하얀 지점토 인 게 많이 보이던데
작가님 작업 모습에서 보이는 유토는 컬러가 다양한 것 같아요
대략 세어보기에도 많은 책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이렇게 만드셨다니
넘 멋지시네요!
닙은 시끌벅적한 지하철역 플랫폼 아래
대가족에서 태어났어요.
생쥐들은 그 집을 스위트폴이라고 불렀지요.
열차가 머리 위로 우르릉 지나가는 동안
어른 생쥐들은 먹이를 모으러 다녔고
열차가 다니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보금자리로 돌아왔답니다.

주위가 조용해지면
늙은 생쥐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터널 끌에 대한 이야기를,
지붕도 없고 위험한 그곳엔 생쥐를 잡아먹는
괴물들이 우글우글하다고 했지요.
하지만 아름다고 공기가 맑은 곳이라도 했어요.
용감한 생쥐라면 가장 맛있는 음식과
가장 포근한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요

먹이를 구하러 다닐 만큼 큰 닙은 지하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신기한 것들과 예쁜 것들, 터널 끝을 상상하게 하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그 물건들을 집으로 가져왔지요
하지만 엄마 생쥐들이 호통을 쳤어요
"닙, 네 쓰레기들 때문에 아기들이 있을 데가 없잖아!"
"아줌마네 아기들이 내 물건을 갉아먹고 있잖아요!" 닙도 맞받아쳤지요.
닙은 비어있는 한구석에 아늑한 은신처를 만들었어요.
알록달록 보물에 둘러싸여
꿈 속에서 터널끝으로 여행을 다녔답니다
어느 날, 사촌들이 닙의 집을 찾아와서 수시로 난장판을 만들었어요.
쿵쾅쿵쾅 뿌연 연기를 일으키며 열차가 지나가자 어질러진 닙의 보물들이 날렸지요
그 순간 닙은
아주 작은 깃털하나가 빙그르르 터널 아래로 내려오다 날아가는 걸 보며
터널끝으로 떠날 결심을 해요

열차가 다섯 번 지나가고 나서야
뒤를 돌아 본 닙은 사실
집을 떠나 멀리까지 나와 보기는 처음이었어요
터널의 갈라진 틈에서 웅크려 잠을 자고
먹을 것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선로를 따라 걷다가 밝은 빛을 발견한 닙은
뛰기 시작했어요.
아쉽게도 터널 끝은 아니었지만
처음보는 생쥐 롤라를 만나게 되어
같이 터널 끝으로 향하게 되지요.

우여곡절 끝에 터널끝으로 가던
닙과 롤라는
온몸의 털이 바짝 서는 걸 느꼈지요
곧장
짹짹, 작은 노래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갔어요
은은하게 빛이 들어오는 쪽으로 터널이 넓게
열리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터널 끝이구나!
둘은 언덕 꼭대기로 달려가 씨앗을 잔뜩 먹고,
이슬을 마시고, 달빛 아래서 춤을 추었답니다.
터널 끝은 닙이 상상한 것보다 더 위험한 곳이었어.
닙이 꿈꾸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기도 했고
[ 터널끝으로 ] 책에 나오는 글 중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에요.
중년이 된 제가 아주
어렷을 적 나를 떠올리게 하는 글이었어요
나의 안락한 터널안 집을 떠나
첫 직장과 하숙집으로 들어갈 때는
설레임과 함께 두려움도 있었지요.
그리고 닙이 조금 부럽기도 했어요.
함께 터널밖으로 가보려는 롤라를 만났잖아요
나도 좋은 동료를 만나 같이 헤쳐나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매 순간 나의 선택이 필요했고
그에 따르는 결과와 책임을 몸소
느끼면서 좌절하기도
그만큼 자라나기도 했었네요
[터널 밖으로]를 읽으며 아이와 얘기를 나누었어요
"너도 닙처럼 터널 밖으로 나갈 용기가 있니?"
"아니, 근데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하면 한번 해보고 싶어"
"그럼, 같이 가자는 친구가 없으면 어떻게 해?"
"음..혼자는 못할 것 같은데..함께 갈 친구들을 모아서 가 볼 것 같아"
"터널 밖이 궁금하긴 하구나 😀 엄마도 같은 목표가 있는 친구가 있으면 든든하기도 하고
무서움도 줄어 좋을 것 같아 "
터널 밖을 향해 달려 왔지만
터널 밖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 되는
철학이 담긴 [터널 밖으로] 책이었어요.
닙과 롤라는 터널 밖에서의 삶을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작가님의 섬세한 터치로 빚어낸 아름다운 장면들과 내 삶과 동화되어 보는 [터널 밖으로]!
직접 책을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즐겁게 읽어보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