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청귤 시리즈 1
트리누 란 지음, 마르야-리사 플라츠 그림, 서진석 옮김 / 북극곰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골 그림을 떠올리면
머리 속에 검정색, 퀘퀘한 냄새, 죽음, 무덤, 두려움, 범죄 란
단어들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책은
죽음을 아름다운 여정의 하나로
담담하게 우리를 인도해 줍니다



핑크빛 끝맺음을 상상해 보시겠어요?



나의 영정사진이 핑크빛으로 감돈다면 어떨가요?
왠지 슬픔만이 가득한 장례식이 아닌
행복한 삶을 마감하는 날로 보일 것 같기도 해요.



책의 표지가 시선을 이끕니다
은퇴, 해골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형광빛 진핑크와 해골그림,
그리고 꼼지락 꼼지락 달팽이가
해골 몸 여기 저기를 다니지만
러브러블리 합니다



처음엔 달팽이들이
스물스물거리는 구더기 장면들과 겹쳐지면서
이건 뭘까? 왜 그려진걸까? 궁금했는데

꼼지락 달팽이가 해골 눈 부분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걸 보니 웃음이 지어지네요.
해골은 무표정이지만
우리를 반기는 '브이'를 대신 보여줍니다.
윙크하는 느낌을 주기도 하구요
죽음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걸가요?


우리를 마지막 여정 이야기로
즐겁게 인도하네요^^




면지에 그려진 두 주인공이에요.
해골 모형에게 요한이라는 이름을 준 분들이지요.

요한은 과학실에서 오랫동안 있었고
은퇴를 하고 싶어 했어요.
이를 안쓰럽게 여긴 선생님 덕분에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과학실을 떠나 처음으로 자동차도 타 보고
부서진 곳들도 정성스레 고쳐졌답니다
할아버지의 오래된 모자와
앞섶에 메달이 주렁주렁 달린 양복,
그리고 요한이라는
마음에 꼭 드는 이름도 받았답니다.






할아버지는 집안 식구들을
소개시켜 줬답니다
일 안한지가 꽤 된 수탉과 암탉들,
하나는 곧게, 하나는 접혀있는 귀를 가진
검고 커다란 개 한 마리,
자기가 아무르 호랑이인줄 아는
도도한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와 요한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요한의 품에 안기길 좋아하는 고양이는
숲에서 벌어진 모험에 대해 종종
들려주곤 한답니다.



늘 과학실에 있었던
요한은 바깥을 보는 게 좋았답니다.
할아버지는 그런 요한을 위해
안락의자와 레이스천을 덮은 식탁을
놓아 주었지요
겨울에는 포근하게 양털 천을 덮어주고
겨울신을 신겨 주었구요.


요한 또한
나쁜 사람들로부터 집을 구하거나
손주들과 놀아주기,
할머니를 도와 원숭이 눈사람이 되기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다독여주며
위로해주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요한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행복한 은퇴 후의 나날들을 보냈답니다.



아래사진은 뒷면지 부분이랍니다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되시지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과의 만남을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에서는
해골모형 요한을 통해 담담히 그려냅니다.


핑크핓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많이 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과의 대면이 슬프기만 한게 아니라
죽은 이후의 새로운 세상도 그려보게
합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처럼
죽은 이후의 세상이 어떻든
지금을 행복하게
살고픈 게 당연한 맘일테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은 하늘로 떠난 사람을
눈으로 볼 수 없대요.
만약에 저세상 사람들이 이곳에 왔을 때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면 그건 정말 운이 좋은 거래요.
할머니는 운이 좋았어요.

다음 날
손주들이 찾아왔지만,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왔었다는 말은 안 했어요.
손주들이 할머니를 아주 사랑한다면
말 안해도 금방 알아볼 테니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년에 접어든 지금
나의 노년의 삶도 그려 보고
노년에 접어드신 부모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한 번씩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하면
잘 보내드릴 수 있을가?
나의 마음에서도
그리고 부모님의 인생의 마무리에서도..
그걸 생각하면 울컥울컥 해집니다

아무래도 못난 딸이라
더 그런거 같습니다.


요한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부모님을 뵙는거 같았습니다
내게 이름을 주시고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과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셨지요
그리고 남겨질 자식들을 걱정하시는
마음까지



하지만
작가님은 여운을 남겨주시네요
그게 끝이 아니라고
내가 많이 사랑한다면
알아챌 수 있다고 하시네요.^^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아끼는 이들의 죽음은 슬프지만
이 세상에서의 행복한 삶을
전해줄 수 있게
정말 열심히 살았다가
다음에 저 세상에서 만나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길 바래봅니다.


관 속에 가져가고 싶은거 없어유?
요한은 어때유?

나는 후에 무엇을 가지고 가고 싶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삶 속에서
갑작스런 죽음이 찾아온다면?

헙!
지금은..아직 ..안 돼!

집 청소며
부끄러웠던 것들도
정리해 놓아야 할 것 같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도 아직..많은데..
(생을 마치기에는..아직..아쉬움이 많네요)

내가 노년에 접어 들면
지금의 아쉬움이 조금은
줄어들어 있을가요?

후에 내가 관 속에 가지고
가고 싶은 건..아마도
잘~~살았다! 후련함 ..
이 마음일 거 같습니다

그러기에
매일을 나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며
즐겁게 살아가야 겠습니다!


2024년 한 해도 자~~알 살았다!^^
2025년에는 더 행복하게 살아보아요♡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열심히 읽어보고 쓴 저의 주관적인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