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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주
조양희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3년 1월
평점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극의 신여성 이야기. 고풍스러운 표지가 단번에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집스레 앙다문 입술과 도도한 콧대, 강단 있지만 슬픔이 배어 있는 눈을 가진 그녀를 본 순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더욱 궁금해졌다.
내가 일제시대에 살았다면 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저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며 조용히 지냈을 것 같다. 아마 무언가 해보려는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준주는 주어진 운명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갔다. 실제 인물이 아닌 소설 속 주인공일지라도 그녀는 참 멋진 여성인 것이었다. 닮고 싶고 우러러보게 되는.
이런 가운데 그녀에게는 사랑도 찾아온다. 그러나 시대가 또 그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들 간의 진한 의리와 우정도 있다. 민족과 이념을 넘어서는.
한국, 일본, 중국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진진하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들에 모두 몰입되어 같이 울고, 웃고, 걱정도 하면서 보았다. 50부작 쯤 되는 드라마로 만들어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긴 할테지만.

준주라는 인물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건가 싶었다. 좋은 시절에 태어나서 편하게만 살면서 열심히 살 생각보다는 불평불만만 앞섰던 것 같아서 말이다. 준주처럼 대단한 목표는 세울 수 없어도 나에게도 뭔가 꿈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노력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모처럼 내 마음에 열정을 불러 온 것 같아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