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글은 늘지 않았고 무조건 많이 써라, 필사가 좋다, 꾸준히 오래 쓰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들을 믿고 무턱대고 따라 했던 적도 있다. 이런 근거 없는 소문들을 따라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하나의 책을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하듯 이런 소문들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글을 쓰면서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아직도 필력에 대한 욕심과 갈망이 남아있다.
필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묘하다는 느낌을 받아왔다. 마치 무협지에서 고수들의 내공 같은 느낌을 받았다. 혼자서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내공이 늘어나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내공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 필력은 그런 존재였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누군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양한 필력을 늘리는 방법들을 따라했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 책은 그런 다양한 루머(?)들을 비판하기도 하고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글쓰기는 온전히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글을 쓸 때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나와 내 앞의 백지 밖에 없다.” - 182쪽
글은 다양한 종류의 글과 다양한 목적들이 있다. 나처럼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글로 돈을 버는 사람, 글로 생각을 전하는 사람,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항상 글을 쓰고 읽게 된다. 필력은 자신의 삶에서 글을 읽고 쓰지만, 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필력을 얻을 방법들이 모두 왕도라고 말할 수 없지만 하나라도 건져간다면 글을 쓸 때 생각할 하나의 기준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한 이유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 하니 글이라도 잘 써야지.’하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쓰게 된 글이 지금은 내 생에서 시작하기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도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필력’이 단 두 글자가 내 신경을 갉아먹는 느낌이 든다. 무엇인가 내 글은 필력이 딸려 보이고 인터넷에 간단하게 쓴 사람들의 글은 필력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유로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 같다. 필력을 늘리기 위해. 미리 이야기하자면 나쁘지 않은 참고서였다.
책은 글을 쓸 때의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이야기한다. 시작은 필력을 죽이는 10가지의 루머(?)들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작가의 생각으로 그리고 경험으로 이야기하는데 필력을 늘리고 싶어 다양한 도전해 봤던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다. 또 작가의 글쓰기 훈련법과 글쓰기의 고수가 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단순한 예들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조금은 이상한 논리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놀라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문제집들의 실전 예제처럼 잘못된 글을 고치는 문장연습이 있는데 이 또한 많은 팁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자리 잡기 무섭게 작가는 그 생각들에 대한 반례를 들면서 내 상식들을 파괴했다. 예를 들면 나는 항상 글은 짧게 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짧지만, 이상한 글이 있는가 하면 길지만 좋은 글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책에서는 이런 이유를 잘 정리해서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들을 던져준다.
이 책이 글을 잘 쓸 수 있는 왕도를 알려주는 책이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몇 가지의 팁을 얻었지만,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는 나보다 더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