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지독한 오후 - 리안 모리아티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소설입니다. 뉴욕타임즈와 아마존에서 극찬을 받고 지금은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이 영화화하기로 결정된 작품입니다. 저 또한 허즈번드 시크릿을 읽으며 리안 모리아티의 팬이 되었고 이 책을 먼저 읽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책을 읽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제본으로 먼저 받아 본다는 것은 좋은 기분입니다.
책은 정말 지독한 하루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크레멘타인과 샘은 친구 에리카와 올리버 부부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에리카가 옆집 비드와 인사 중 갑작스럽게 결정된 바비큐 파티에 가게 됩니다. 클레멘타인과 샘, 그리고 두 딸 홀리와 루비, 에리카와 올리버는 비드의 집으로 바비큐 파티를 가게 되고 그들은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겪게 됩니다.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를 휘둘리게 합니다. 그날 벌어진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왜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고 그날을 기억하는지.내용을 전체적으로 알기 전까지는 시간끌기용 이야기 같던 것들이 모두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 날의 사건으로 에리카와 올리버, 클레멘타인과 샘, 비드와 티파니, 그리고 비드의 딸 다코타는 각기 다른 상처를 받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 다른 상처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뒤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사람들의 갈등이 등장합니다. 클레멘타인과 샘, 샘과 티파니, 에리카와 클레멘타인 등등 얽히고설킨 관계만큼이나 다양한 갈등들이 넘쳐나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중 하나도 쓸모없는 갈등은 없었습니다. 작가들은 책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소위 ‘떡밥’이라는 것을 던집니다. 좋은 책들은 그 ‘떡밥’들을 성공적으로 회수하였을 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다양하고 매력적인 ‘떡밥’들을 여러 군데 곳곳에 던져두고 정확한 시점에 그 ‘떡밥’들을 회수합니다.
여러 가지 갈등이 펼쳐지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갈등은 아무래도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의 갈등이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알아온 시간에서 오는 가까운 사이지만 멀기만 한 감정 또 서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다보면 이 둘의 불안정한 우정을 응원하기도 확 부서져 버리길 기도하기도 합니다. 갈등 없는 관계는 없지만, 갈등만 있는 것 같은 우정에 슬픔을 흥미진진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화된다는 출판사의 마케팅에 좋은 시선을 보내는 편은 아닙니다.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다는 점도 있지만, 책을 영화로 만들어서 좋았던 작품이 기억에 남지 않는 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꼭 한번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책을 보는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도 같습니다. 저만의 주연 배우도 정해놨고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지겹지만 많은 것을 주는 책, 재미있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책들이 많은 요즘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