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마음이 머무는
아사다 지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아사다 지로가 어떤 작가인지 설명하는 글을 보고나서야 그가 의외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철도원", "파이란",  "바람의 검, 신선조". 사실 글보다는 영화로 그의 문학 세계를 접하였다. 이 세 작품을 보면 작가 특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노골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것이 보이는, 이래도 안울어? 이래도 감동 안받을꺼야?하는 듯한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다. 너무 신파스럽고, 작가의 노골적인 감성 재촉이 계산되어 보이지만, 그의 작품을 보다보면 결국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남은 눈물 한 방울까지 짜내려하는 작가의 노력. 그것이 아사다 지로만의 스타일이다. 
아사다 지로는 서른 여섯, 작가로서는 비교적 등단이 늦은 나이였지만, 그만큼 왕성하게 다작 활동을 한 작가도 드물지 않나 싶다. 사실 그는 등단이 늦었을 뿐, 중학생 시절부터 작가의 꿈을 품고 계속 글을 써왔다고 한다. 그 오랜 시간동안 가슴 속에 작은 불꽃을 늘 간직하며 그 꿈이 결국은 이루어질 때까지 뒤돌아 보지 않고 도전했던 그의 열정이 대단하게 여겨졌다. 특히 다다미에 작가의 엉덩이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아내가 울었다는(p.61) 대목에서는 그의 집념이랄까, 열정을 엿볼 수 있지 않나 한다. 
이 책 "온기는 소주제를 1. 인생, 2. 신뢰, 3. 스승, 4. 사랑, 5. 감사, 6. 충, 7. 부모와 자식으로 나눠서 그간 출간되었던 아시다 지로의 글 중 각 주제에 맞는 부분을 발췌하여 실은 것이다. 아마도 저 일곱 가지 주제는 아사다 지로가 글을 쓰며 인생을 살아 오며 끊임없이 고민한 주제가 아닐까 싶다. 그의 평소 지론이 녹아져 있는 대목들로 책이 엮어져 아시다 지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글을 써내려 갔는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를 테면, '인생' 부분에서는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시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런 다음 해결책을 찾으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고난을 극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사랑'에서 사회적인 약자이기는 하지만 결코 인간적으로 열등한 사람은 아니라는(p. 110) 부분, '감사'에서 인과 의에(p.144) 대한 작가의 생각은 그의 사상, 지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확실히 글 잘쓰는 작가라 그런지 발췌 부분만 읽어도 작가다운 표현법을 배울 수 있었다. 하나만 꼽자면 '스승'에서 인생은 금리와의 싸움(p.88)같은 문장이다. 내 감정과 상황을 글로 표현하는데 서툴고 딱딱한 단어밖에 구사하지 못해서 그런지 신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런 발췌 도서는 저자가 인세를 위해 출판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굳이 이런 책을 내는 것보다는 또 다른 그의 창작물을 읽고 싶다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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