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 -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는 아들러 육아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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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를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양육 방법을 몰라서? 아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니면 아이를 잘 키우는데 중요한 팁을 얻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부모와 아이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서일까?
물론 이런 여러 목적으로 부모들은 오늘도 다수의 육아서를 들추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여느 부모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잘 키운다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일까? 기시미 이치로의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가 그 열쇠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기시미 이치로의 이 책은 그저 단순히 어떤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떠한 행동을 취하라, 이런 언어를 사용하라라는 기술을 적고 있지 않다. 그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융합되는 한 인간'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육아에서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p.159) 즉 공동체 감각의 육성이다.
기시미 이치로가 말하는 그런 육아를 하기 위해서 부모는 어떤 거창한 걸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저 아이를 조종하거나 지배하지 않고, 야단치지도 않지만 칭찬하지도 않는,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면 된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를 피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만 해도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정말 이것만 하면 되는 것인가 하는. 그리고 이걸 누가 몰라서 못하나하는 마음도 든다.
작가는 심리학자 아들러의 이론을 육아에 접목시키고 있지만, 결코 탁상공론적인 주장은 아닌 것이 그가 직접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며 겪은 실제 사례가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에서 가장 공감하며 읽은 부분은 '인간관계 속에서 생각하자'였다.(P.39) 솔직히 육아를 하다보면 아이의 언행에 부모인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모를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야단을 쳐보기도 하고, 그 방법이 영 신통치 않으면 작전을 바꿔 칭찬을 해보기도 하다가, 그것도 안먹히면 무관심 전략을 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간과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저자가 말하는 '인간관계'였다. 물론 의식 속에는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기에 존중해주자는 것이 있었지만, 실제 상황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질 때가 훨씬 많았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이를 존중하는 것(P.195)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가정은 하나의 '소사회'이고, 그 구성원인 부모와 아이는 서로 협력해야하는 관계로 무조건 신뢰해야함을 잊지 않는다면, 이것만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의 아이는 훗날 더 큰 사회로 나가더라도 훌륭하게 공동체 안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저자 기시미가 말하는 교육과 양육의 최종 목표로 즉 아이의 '자립'을 도와주는 것이다(P.214)
이 책은 육아서의 '전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챕터마다 마지막에 요점 정리 박스를 만들어놨고, 본문에서도 중요 포인트는 드래그로 표시해놨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읽히는 면이 있다. 육아로 집안 일로 혹은 직장 일까지 병행해야하는 부모들이 단시간에 중요 포인트를 짚으면서 읽을 수 있게 배려한 느낌이다. 하지만 쉽게 읽히지만, 결코 (내가 실천하는데 있어)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곁에 두고 육아로 내 자신이 무너질 때 틈틈이 뒤적여봐야 할 책같기도 하다.
육아서라지만 읽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또한 나의 성장기를 되돌아보고 그것을 밑거름 삼아 나의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기회였다. 나는 내 아이가 마음이 단단하고 튼튼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는데, 이 역시 우리의 '관계'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넘어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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