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 5천만 경제 호구를 위한
선대인 지음, 오종철 기획 / 다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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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 경제호구들을 위한 실전 경제 지침서

1. 카나리아와 카산드라

과거 광부들은 산소를 체크하기 위해 새장에 카나리아 한 마리를 넣어 갱으로 내려갔다. 산소의 농도가 떨어지면 그 어떤 생명체보다 산소에 민감한 카나리아는 세차게 울어대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카나리아는 광부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참된 경고를 하는 존재다.

하지만 위기를 고발하는 사람들이 항상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트로이의 공주이자 예언자였던 카산드라는, 오랜 전쟁 끝에 그리스인들이 퇴각하면서 남기고 간 목마가 함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로이인들은 믿지 않았고, 결국 그리스인들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2. ‘한국의 닥터 둠선대인 박사, 대한민국 경제를 말하다

카나리아와 카산드라. 앞으로의 위기를 예언하는 자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두 가지 모습이다. 위기를 알려주는 카나리아에게 카산드라처럼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종종 냉혹해지기도 한다. 앞으로 위기가 올 것이라고 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듣지 않고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자들을 주위에 두다가 패망한 지도자들의 예는 굳이 많다. 즉 우리 주위에 있는 비관론자와 위기론자들의 말을 일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장의 근거와 실제 위기의 가능성에 대해서 따져보고 같이 토론해보아야 한다.

미국에 2008년 경제 위기를 예측해서 유명해진 비관론적인 경제학자 닥터 둠마크 파버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줄곧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 주장하는 한국산 닥터 둠선대인 소장이 있다. 2016년에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것이니 집 사지 말라는 주장을 했다가 강제 하차 당하기도 했던 선대인 소장의 모습에서 카산드라는 물론, 지도자에게 간언을 했다가 목이 날아간 충신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그는 강연과 방송에만 머무르지 않고 저서 활동도 활발하여 최근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이란 책을 냈다.

3. ‘멘큐의 경제학선대인의 경제학

선대인 소장의 책 대한민국 경제학은 그 두께나 크기로 보아하야 경제학의 유명한 교과서 중 하나인 멘큐의 경제학을 연상시킨다. 다만 이론과 공식들로 채워져 있는 멘큐에 비해, 선대인 소장의 책은 실제 대한민국의 현실과 앞으로의 전망과 대안들에 대해 논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멘큐가 경제학도를 꿈꾸는 새내기들을 위해 만들어진 교과서라면 선대인 소장은 수천만의 경제 호구들이 경제적 지식을 갖추게 하기 위한 실용서를 썼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어쨌든 둘 다 읽어본 사람의 입장에선 대중서인 이 책이 훨씬 쉽고 이해가 잘 간다.

이 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그리 낯설지 않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던가, ‘수출 대기업 중심 경제 체제’,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요새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 ‘트럼프 정권2017년 경제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미래를 결정할 요소들에 대해 비관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특히 이렇게 저성장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젊은이들이 집을 사지 않을 것이고, 또한 앞으로 어르신들이 집을 팔게 되는 시기가 오면 부동산이 폭락할 수밖에 없다는 그의 주장은 수출과 부동산 두 축으로 유지되는 한국 경제의 취약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4.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비관론과 낙관론이란 두 날개

혹자들은 선대인 소장의 주장이 터무니없고 너무 부정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은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세계의 경기가 호전된다면 오히려 계속 오를 가능성이 많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기억해야한다. 새는 한 쪽의 날개로만 날지 않는다. 낙관론으로만 운영되는 경제는 또다시 1997IMF2008년 서프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경제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비관론과 낙관론, 두 날개로 잘 조정하여 앞으로의 위기를 줄이면서 동시에 성장동력을 찾는 관점이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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