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살해자 #마르틴베크 #마이셰발 #페르발뢰 #엘릭시르 #서평단 #문학동네 #경찰소설'경찰살해자'는 1965년부터 십 년 동안 씌여진 마르틴 베크 시리즈 열 권 중 아홉 번째 소설이다.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지금의 냉철하고 현실적인 북유럽 범죄소설의 시초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건 전개와 더불어 일하는 거 외에 먹고 자는 것만 묘사되는 경찰관의 일상을 직업인으로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한 복지사회의 이면에 있는 높은 실업률로 쉽게 범죄에 손을 뻗는 청년층과 무능한 경찰조직, 예나 지금이나 범죄의 대상이 되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냉철한 묘사가 돋보인다.마르틴 베크의 수사는 언제나 쉽지 않다. 특히 이번 편은 경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이는 사회분위기에 경찰 조직의 무능함이 더해진다. 어떤 범죄가 일어났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지만, 마르틴 베크와 동료들은 오직 끈기와 집요함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파헤쳐낸다. 이 소설의 재미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핀셋으로 한층한층 벗겨내는 것 같은 세심한 묘사에 있다. 스스로가 경찰이 된 것처럼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읽다보면 어느새 사건은 끝으로 향하고 서서히 범인을 잡는 올가미가 조여오고 있다는게 느껴진다.특히 이번 소설은 두 가지 사건이 얽혀서 실마리가 풀린다는 게 재미있었다. 마르틴 베크의 수사에는 우연처럼 갑자기 나타난 단서가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까스로 발견되는 것이라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이번 편에서 반가운 것은 길고 힘겨운 수사를 마친 경찰들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르틴 베크의 파트너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아직 읽지 못한 시리즈가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고, 이 시리즈가 열 편 밖에 없다는 것이 벌써부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