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베스트셀러, 필복전 아이스토리빌 47
윤자명 지음, 원유미 그림 / 밝은미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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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 책은 조선후기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허구의 이야기지만 허구같지 않은 마치 위인전과 같은 실제이야기를 읽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말로 전해지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필복전처럼 이야기가 책이 되면 그 힘이 더 막강해진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필복전은 2번의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며 짜릿함과 감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이 책의 그림이다인물들의 표정도 생생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상상할 수 있는 한계점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그림은 그 상상력에 모터를 달아주는 느낌이다특히 디테일한 시전의 모습은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한 장면들까지 상세히 그려져 있어 그림을 보는 내내 역사를 탐방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그림이 책의 흡인력에 한 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림과 이야기는 찰떡궁합이다.

 

필복이는 양반집 종의 아들이다어머니가 매일 해주시던 이야기는 마치 이야기 샘물 같았고 매일 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필복이는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의 출처를 물어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그러다 우연히 책에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썼는데 그 이야기는 세책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든 한 번뿐인 삶이온데책이 아니면 어찌 다른 인생을 알고 세상 경험을 얻겠습니까?”

사람이 우선이지가문이 중한 것이 아니옵니다.”

당시는 조선후기로 여자들은 글을 읽을 필요도 없으며 문밖출입도 일 년에 한두 번 뿐이던 시절이다예나 지금이나 책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경험을 얻는 것이 진리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필복전은 자신의 이름을 붙인 책이지만 정작 필복이는 어린 나이의 종놈일 뿐이다필복전은 양반의 사대부 자식들이 없어서 못 읽는 귀한 책이 되었으며 이렇게 글로 엮어진 책이야 말로 나이와 신분을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고의 힘이었던 것이다.

필복이의 꿀밤을 이제는 놓을 수 없는 행랑아범의 뒷짐 진 모습을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었다양반집 종이라는 신분으로 몰래 써내려간 이야기 그리고 필복이에게 닥칠 운명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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