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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지배자 검독수리 보로 ㅣ 작은거인 58
홍종의 지음, 최은영 그림 / 국민서관 / 2022년 3월
평점 :

가장 맘에 드는 삽화이다.
이 책은 동물의 세계와 같은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몽골의 독수리 사냥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이 갔고 광활한 대지에서 하늘을 나는 독수리와 대자연 그리고 카자흐족의 삶까지 엿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몽골 초원의 카자흐족 11살 소녀 마랄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나로서는 초원에서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몽골이 있고 초원이 있고 아직도 검독수리 사냥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몇 가지 사실을 빼고는 말이다. 마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몽골의 검독수리 사냥과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조금 알 것 같다.
소녀 마랄이 검독수리 새끼를 살리려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장면은 다큐멘터리를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절벽과 새끼 검독수리를 다큐멘터리화 하느라 머리에 부하가 걸릴 지경이었고 이것은 동화책이다 이것은 동화책이라고 주문을 외워야 했다.
검독수리 사냥꾼의 전통을 고수하는 진정한 베르쿠치인 할아버지와 무분별한 사냥을 일삼고 검독수리 가치를 값으로 매기려는 무늬만 베르쿠치인 사냥꾼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생명을 조절해 주는 것은 바로 사람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고 때가 되면 검독수리들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는데 이는 소녀 마랄이 새끼 검독수리를 구했을 때보다 어쩌면 더 기뻤던 것 같다.
카자흐족이 살아가는 그들만의 방식을 책으로 읽으면서 나는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또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바람을 가르며 말을 타고 있을 소녀 마랄을 생각하니 몽골 친구를 새로 사귄 것 같은 기분에 살짝 구름맛 치즈가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