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자고 고백해 책 읽는 교실 7
박서진 지음, 도톨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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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빠르다는 말은 나도 한 십 여 년 전부터 들어온 듯하다이것은 이미 익숙해져 있는 통설이고 이것의 가장 밀접한 부분은 아마도 연애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초등학생이 무슨 연애야 라며 손사래를 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연애를 조장하는 책이 아니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에 따르는 절제와 책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굳이 이런 걸 보여줘야 한다고 묻는다면 네보여줘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내 아이가 자라서 이다음에 누군가와 헤어질 때 문자 한 통으로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자습서쯤으로 생각해 두자.

 

초등 5학년인 가을이가 남자친구와 노래방에 가고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며 연애하는 모습을 고작 책으로 봤을 뿐인데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빠르다 빠르다 요새 애들이 이렇게나 스피드 하다니내가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초등학교 5학년이 행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을 까마득히 모르는 학부모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요새 아이들의 행태를 미리 알았음에 고맙다고 해야 할지...

 

쌍둥이 자녀를 양육할 수 없었던 엄마가 어린 봄이를 할머니 댁에 위탁하면서 그 이유도 기간도 말해주지 않아 봄이가 상처받은 일을 떠올려본다결코 의도하지 않았을 테지만 헤어짐에 서툴렀던 엄마는 결국 봄이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그런 봄이는 언니 가을이가 남자친구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는데 그 작전이 또 기가 막히게 통쾌하다자신의 감정만 챙겼던 가을이의 남자친구는 결국 많은 이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만다이 책을 읽는 모든 학생들에게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자신의 감정 조절을 배우는 수업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감정이라는 녀석은 진짜 자기 멋대로여서 자칫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초등 고학년이 누군가를 사귄다는 것은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겠지감정의 절제와 책임이 따르는 상황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쌓인 감정 훈련이 나중에 누군가를 위한 배려의 아이콘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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