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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자고 고백해 ㅣ 책 읽는 교실 7
박서진 지음, 도톨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1년 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203/pimg_7016682072827370.jpg)
요새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빠르다는 말은 나도 한 십 여 년 전부터 들어온 듯하다. 이것은 이미 익숙해져 있는 통설이고 이것의 가장 밀접한 부분은 아마도 연애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초등학생이 무슨 연애야 라며 손사래를 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연애를 조장하는 책이 아니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에 따르는 절제와 책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굳이 이런 걸 보여줘야 한다고 묻는다면 네! 보여줘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내 아이가 자라서 이다음에 누군가와 헤어질 때 문자 한 통으로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자습서쯤으로 생각해 두자.
초등 5학년인 가을이가 남자친구와 노래방에 가고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며 연애하는 모습을 고작 책으로 봤을 뿐인데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빠르다 빠르다 요새 애들이 이렇게나 스피드 하다니. 내가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초등학교 5학년이 행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을 까마득히 모르는 학부모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요새 아이들의 행태를 미리 알았음에 고맙다고 해야 할지...
쌍둥이 자녀를 양육할 수 없었던 엄마가 어린 봄이를 할머니 댁에 위탁하면서 그 이유도 기간도 말해주지 않아 봄이가 상처받은 일을 떠올려본다. 결코 의도하지 않았을 테지만 헤어짐에 서툴렀던 엄마는 결국 봄이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그런 봄이는 언니 가을이가 남자친구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는데 그 작전이 또 기가 막히게 통쾌하다. 자신의 감정만 챙겼던 가을이의 남자친구는 결국 많은 이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만다. 이 책을 읽는 모든 학생들에게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자신의 감정 조절을 배우는 수업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감정이라는 녀석은 진짜 자기 멋대로여서 자칫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초등 고학년이 누군가를 사귄다는 것은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겠지. 감정의 절제와 책임이 따르는 상황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쌓인 감정 훈련이 나중에 누군가를 위한 배려의 아이콘이 되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