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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 TRACK 1.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향한 달리기 ㅣ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1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사파리 / 2020년 10월
평점 :

수상이력이 어마어마하다. 책의 표지에만 22개의 수상이력이 게재되어 있고 무려 43개의 수상, 선정 등의 이력을 뽐내는 작품이다. 표지를 봐버렸으니 일단 안 읽고는 못 배길 것 같았다.
이 책은 작가의 위트와 유쾌함이 책에 고스란히 반영이 되었다. 가정폭력과 학교 내 괴롭힘으로 상처받았을 주인공 고스트를 생각하면 가혹한 현실이 야속하고 애처롭다가도 작가의 유머러스한 필력과 스토리에 다시금 피식 웃게 되는 책이다.
아동, 청소년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몰입감이 있고 속도감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의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읽은 것 같다. 책을 중반까지 읽었을때 이건 꼭 시리즈로 출간되어야해! 했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더트랙 4편까지 있음을 알고는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 내게 이러한 읽을거리가 또 있다는 어느 정도의 안도감 같은거랄까.
주인공 고스트는 달리기라는 육상을 통해 난생처음 팀이라는 관계를 맺는다. 겉으로는 부유하고 화목하며 아무 문제없어 보였던 친구들이었지만 그들도 마음속에 아픔 하나씩은 품고 있다.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시간을 통해 고스트는 그 관계 속, 팀의 일원으로 온전히 스며들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고스트가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아픔과 상처를 외면하고 도피하기 보다는 그것들을 인정하고 다른 방식으로 헤쳐 나갈 때 찾을 수 있는 기회와 희망을 아주 유쾌하고 명랑하게 담아냈다.
내 심장이 쿵쿵, 쿵쿵 요동쳤다. 내 속의 색깔이 변하는 게 느껴졌다. 무슨 색인지는 모르겠는데 빨간색은 아니었다. 파란색도 아니었다. 그런 색 말고 뭔가 색다른, 여태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색이었다. 난 쪼그려 앉아 스타팅 블록에 발을 대고 밀엇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쫙 뻗어 하얀 출발선 앞에 놓았다. 팔에 무게를 싣고, 눈을 감았다. 문으로 달려 나가던 엄마와 내 모습을 떠올렸다. 살려고 달리던 바로 그 순간을. - 본문 중 -
고통과 아픔의 격렬한 충격을 달리기라는 땀과 노력으로 극복한 고스트를 보며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스트를 달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은 과연 스스로의 의지였을까 아니면 나를 믿고 지켜 봐 주는 주변 사람들의 힘이었을까.
고스트의 이야기는 같은 처지나 혹은 또래 아이들에게 많은 공감과 희망을 주는 성장 스토리이다. 자칫하면 다소 어두웠을 주제를 작가의 재치와 위트 넘치는 필력으로 금상첨화를 이뤄낸 책이다.
이 책이 시리즈라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다음 편들이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