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을 쓴다는 것 - 삶의 의미를 더하는 작가의 말 ㅣ 지노 지혜의 말 시리즈
케빈 니퍼트 엮음, 금정연 옮김 / 지노 / 2020년 8월
평점 :

초등학생들은 독서록이라는 게 있다. 독서를 하면 타의 건 자의건 독후감을 쓰는 공책이다.
나도 독서만 해서는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날뿐더러 책의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꼴에 서평이라는 타이틀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글을 쓰는 것은 읽는 것의 삼만 배 정도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물론 예상을 아예 못 했던 건 아니지만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내 오른손이 시작부터 고집이다. 누가 읽어도 불편하지 않게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 물론 나는 전문 작가도 아니고 글을 굳이 써야 할 명분도 없지만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오롯이 내만족이다.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10년 넘게 써왔지만 책을 읽고 서평 쓰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나만의 제한된 공간에서 쓰는 육아일기는 맞춤법이 틀리든 말든, 글이 짧든 길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일은 나에게 그야말로 일거리였다.
[글을 쓴다는 것] 이 책은 나에게 글을 잘 쓰는 방법 따위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유명 작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명언들을 읽게 해줄 뿐. 그래도 확실한 건 이 책이 글쓰기의 기본적인 윤곽은 잡아준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세상의 작가가 존재하는 수만큼 저마다의 방법들이 있다고 한다. 작가는 아무런 글도 쓰지 못할 때 글쓰기 관련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 펼쳐서 조금의 힌트를 본다 했다. 정작 작가도 글쓰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작가도 아닌 내가 글쓰기가 결단코 쉬울 리가 없다.
작가들마다 글을 쓰는 성향이나 가치관은 다르지만 명언들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글쓰기 기술 중 하나는 독서이다.
“더 나은 작가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나은 독자가 되는 것이다.” 21P
“독서는 활동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행위다. 독서에는 품이 든다.” 297p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대목이다. 독서와 책에 관한 명언들은 수도 없이 쏟아지지만 정말 비참한 건 나조차도 저런 대우주의 진리를 등한시 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간단한 독후감도 힘겹게 쓰고 있는 이유겠지.
“매일 써라, 절대 멈추지 마라”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명언이다.
일단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시작하지 않아서이다.
뭐라도 끄적이자.
뭐라도 쓰다 보면, 종이를 채우다 보면 나에게도 쉽사리 이천 단어를 채울 날이 오지 않을까. 나처럼 글쓰기가 힘든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