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책 DK 생각의 지도
스탠리 웰스 외 지음, 이시은 외 옮김 / 지식갤러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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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책˝(스텐리 웰스 외)
예전에 어떤 책의 일부를 읽게 되었는데 그 중 한 구절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게된 구절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이후의 영문학은 오직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주석일 뿐이다.”이런 말이 기억납니다. 그 정도로 영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말이겠죠. 이 책의 저자는 모두 6명인데 저자의 한명인 스텐리 웰스 역시 “모든 세대와 모든 장르의 작가와 예술가들이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분명 수백만 사람들에게 심미적인 즐거움이고 지적인 자극물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영국의 셰익스피어 전문연구자 6명이 공저한 책인데, 셰익스피어의 희곡들과 시에 대해 접근하는 포괄적인 전망과 같은 것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한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라는 말이 적당해 보입니다. 1589년부터 1594년까지의 프리랜서 작가시절, 1594년부터 1603년까지의 궁내부장관 극단 단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1603년부터 1613년까지의 왕립극단시절로 그의 일생을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그 해당시기에 발표된 작품들을 연도순서대로 그의 주요 작품들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작은 베로나의 두 신사, 그리고 말괄량이 길들이기 마지막은 폭풍우, 헨리8세, 두 귀족 사촌까지 모두 45편을 다루고 있습니다. 희곡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소네트집 같은 시집도 다루고 있습니다.
서술방법을 살펴보면 가장 유명한 헴릿 챕터에서 먼저 등장인물을 설명하고, 스토리라인을 흥미롭게 흐름에 따라서 도표화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두 장에 걸쳐 줄거리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주제, 유산 등의 순서를 통해 햄릿이라는 작품의 맥락을 살펴보고 있으며, 어머니 콤플렉스, 덴마크 왕자, 불안정한 헴릿 등등 주요 모티브에 따라서 6페이지에 걸쳐 작품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도판들도 풍부한 편입니다. 햄릿중의 인물중에 한명인 오필리아의 죽음을 묘사한 존 에버렛 밀레이의 그림이 아주 유명한데 이런 그림을 싣는다던지 혹은 각 인물들이 어떻게 죽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간략한 그림으로 모아서 정리해 두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은 가격도 만만치 않고, 판형도 크고 하드커버인 책이라 한 번에 완독하기 보다는 두고두고 꺼내보면서 참고하는 스타일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편집과 디자인도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다운 책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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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읽을 권리 - 작품이, 당신의 삶에 말을 걸다
한윤정 지음 / 어바웃어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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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읽을 권리˝(한윤정)
소설가 김연수는 산문 ‘소설가의 일’에서 책은 집필이 완성되는 순간부터 독자들의 손에 들려지는 순간까지 시간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시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독자들로부터 잊혀져가는 책들이 있는가하면 어마어마한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오늘날 명작의 칭송을 받으며 장서를 차지하고 있는 고전들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작가는 어느 순간 성장을 멈추고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지만 그들의 작품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성장을 거듭해간다.
이처럼 다른 작품을 잉태하는 그들의 작품에는 어느덧 명작이라는 칭호가 붙는다.”라는 저자의 말은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명작은 시대를 반영한다. 아무리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작품이라 하더라도 아무 준비 없이 작품을 향해 나를 감동시켜 보라는 듯 기대를 가지고 작품을 향하는 것은 난폭한 강요와 같다.
본서에서 말하는 “위대한 개츠비”를 쓴 피츠제럴드의 시대 역시 미국의 황금시대를 비약하며 그 속에서 처연하게 삶을 마감 했던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통해 이후 미국에 닥쳐올 대공황의 큰 시련을 예견한 듯한 인상까지 느끼게 한다. 이처럼 작품의 배경은 그 작품을 여전히 살아 숨쉬게 하는 동력이다.
특히 이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조지오웰의 “1984”와 이를 변주하여 만들어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비교하며 설명하는 부분이다.
1984의 빅브라더가 1Q84의 폭력적인 광신도의 집단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며 오마주하는 부분은 두 소설을 다시금 책장에서 꺼내 읽게 만드는 주석이기도 하다.
“텍스트는 게으른 기계와 같아서 제가 할 일을 독자에게 나누어 주려한다”는움베르토 에코의 말과 같이 독서행위는 텍스트를 창조한 작가의 행위와 이를해석으로 재창조하는 독자의 집단창작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은 창작의 방식은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해석으로 독자가 방향을 잡는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의미가 있다.
이처럼 작품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창작은 독자, 즉 명작을 읽을 권리를 가진 독자를 통해 다시금 세상에 빛을 보는 것이다.
명작을 통해 우리는 지금의 나와 작품속의 주인공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지금 이 시간 지구반대편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의 어린이들의 죽음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다.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에서 발견되는 저자의 목소리는 타인의 고통을 향한 나의 연민을 넘어 나의 안전함에서 발견되는 부채를 발견하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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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 파블로 네루다 시집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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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파블로 네루다 시집中 44.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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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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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스토너(Stoner)
˝세월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이같은 소설˝
옮긴이의 서평의 한문장입니다.
책의 저자 존 윌리엄스가 1965년 이 소설을 출간한지 50년이 지난후에야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사실이, 그리고 딱히 화려할 것 없는 소설의 수수한 서사가, 그리고 읽고난 후에 밀려오는 애잔한 감동이 바로 이 한문장으로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스토너의 삶은 실패에 가깝습니다.
학자로, 교육자로, 아버지로, 남편으로, 또 남자로 어느것 하나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한듯한 모습에 읽다보면 답답할 지경입니다.
언제나 우유부단한 그의 삶은 한마디로 액션은 찾아볼 수 없는 리액션뿐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끝까지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밀려오는 감동은 이 답답함을 보상하고 남습니다.
죽음을 앞둔 그에게 자문하는 마지막 질문 ˝넌 무엇을 기대했나?˝. 삶을 관조하는 주인공의 질문앞에 섣불리 그를 재단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어떤 완벽함에 가닿을 수 없다면 결국 얼마나 멋지게, 실패하느냐가 우리의 정체성이나 고유함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실패는 그 자체로 다음 번, 더 나은 실패에 영감을 줄테니까요.
실수한 경험, 실패한 문장, 패배한 경기, 실패한 사랑...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지만, 문학은 끝까지 실패자의 편이라는 것이 소설을 읽는 내내 위로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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