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는다 -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이재복의 옛이야기 교육서
이재복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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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야 잘 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제목이 달린 박완서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돼었을 때 그녀의 나이, 40이었다.

그러니까 그녀의 처녀작이자 데뷔작인 '나목'.

그 '나목'에 매료되어 책을 얼마나 읽고 또 읽었는지,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은 책 간지(?) 따로 적어도 보았다.

 깨알같은 글씨로 채운 종이가 나중에 모자랄 정도였는데 읽어도 읽어도 그녀의 문장은 매번 새로 읽는 것처럼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처녀 시절 겪었던 일들을 쏟아 놓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주려 하지 않아서 쓰기를 시도했다는 그녀.

그녀의 시도는 옳았다. 또 그녀의 계획은 참 좋은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그녀가 쓴 글을 많은 이들이 읽었고 읽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녀가 글을 쓰는 이유는 왜 그렇게 절실하게 와 닿던지 …….

 

 가끔 나는 왜 이야기를 쓰려 하는가 자문해 볼 때가 있다. 이야기 만드는 재능은 털끝만큼도 없는 사람이 왜 이야기에 매달려 시간을 버리고 돈을 버리고, 이따금 아이들을 버려 두는지 자책도 해 본다. 

그 물음에 대한 내 대답도 그녀와 같지 않을까

나도 내 얘기를 말하고 싶을 때가 많아서.

문제는 내 얘기가 사람들의 공감을 잘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게 문제다.

내가 '나목'에 매료되었던 이유는 그녀의 이야기가 마치 절절하게 와닿았기 때문인데

내가 지은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 내 말은, 또 내 글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할까?

'아이들은 이야기 밥을 먹는다.' 를 읽으면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내 이야기만 하려 했지 남의 이야기를 잘 듣거나 절박하게 읽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

내 얘기를 재밌게 전하려면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귀기울일 줄 알아야 했다.

들어주는 일도 이야기하는 일 못지 않고 중요하고,

쓰는 일에 몰두하려면 읽는 일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걸 절실하게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옛이야기를 너무 멀리하고 살았다.

나는 어린시절에조차 옛이야기에 빠져 지낸 일이 거의 없다.

그런 사람이 이야기를 하려 한다는 건

제 양식도 없는 사람이 남에게 먹을것을 나눠주겠다고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동화는 따지고 보면 옛이야기에 그 근간이 있다는 건

이제 막 알게 된 것도 아닌데 이제야 수긍이 간다.

 

나, ****은 명심해라.

들어주기를 잘 해야 말하기도 잘 할 수 있다!

또  

어린이 마음을 사로잡게 이야기를 만들려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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