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노래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8월

<지상의 노래>는 우리나라 소설에서 형이상학적 깊이를 더욱 깊게 하여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한 이승우 작가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형이상학적 이해를 하기에는 그리 쉬운 것들이 아닙니다.

탈역사적 추상으로서의 형이상학이 아니라 현실속의 형이상학을 탐구하며 한국 문학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온 작가인데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억압받는 민중과 상처입고 숨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기억하라는 권력자들에 대해서 외치는 소리가 자명합니다. '지상의 노래'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승우가 십수 년 전부터 구상해 온 모티브를 가지고 인간 존재와 내면세계에 대한 철학으로의 욕망과 죄의식 문제를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는 없었지만 소설속에서 후의 이야기와 함께 강상호, 차동연, 장, 한정효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려주는 부분은 꽤 흥미롭게 와 닿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절을 끝맺는 몇 개의 문장들과 차동연과 후가 천산 수도원을 찾아가는 장면, 그리고 두 사람이 수도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 목격하게 되는 장면은 역사적 인물과 허구적 인물, 역사의 굴곡 속에서 죄책을 짊어지며 살아온 인물과 개인적 관계를 죄의식에 짊어지게 만듭니다.

욕망과 권력 정치적인 억압속에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부분에서 동정심을 느낄 수 있었으며 권력자들도 언제가는 지상의 노래 듣기를 조용히 바라고 있음을 감지 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소설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감상과 생각을 할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