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아홉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2
김도연 지음 / 작가정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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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책소개를 잠깐 봤었는데 볼수록 '아흔아홉이 무엇을 의미할까' 라는 의구심만 가득했다. 초반부에 소설 전개는 꽤 좋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내가 이 소설을 줄기차게 읽어 나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의외로 소설 말미에 가서는 끝맺음이 약간의 아쉬움과 석연치 않은 여운이 남는다. 아무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요즘 세상에 불륜을 저지른 사람과 소풍을 갈 수 있을까? ㅎㅎ 그저 웃음만 나온다.

 

"어린 시절엔 정말로 대관령이 아흔아홉 굽이인 줄 알았어"

"아니란 말이야?" 아내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근데 왜 하필 아흔아홉 굽이야?"

"백 굽이라고 하면 허탈하잖아"

"올라가고 싶은 생각도 안 들 것 같아요" Y가 거들었다.

"아흔아홉은 허파에 바람 든 사내들을 부르는 고갯길" 아내의 한탄조였다.

 

-소설 '아흔아홉' 中에서-

 

김도연의 소설의 주된 요소는 '로드무비(road movie)'라고 말한다. 로드무비는 말그대로 장소의 이동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영화의 한 장르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냥 '여행소설' 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랄까.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 처럼 장면묘사가 탁월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책을 읽고 있지만 영화 스크린의 한 장면을 그려 주는 느낌도 들때가 있다. 초반부에는 이런 장면 묘사가 좋았던 것 같다.

 

중간중간에 비약적인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인과 연을 독자가 추측하고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부분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것도 김도연 작가의 스타일이나 특징이라면 더 할말은 없다.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생각하고 의도를 파악할 수 있으니.

 

때로는 시원시원하고 소탈하면서 이상적인 작가의 세계가 엿보이는 소설. 아흔아홉.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관령 고갯길 아흔아홉을 넘어가며 더욱 현명해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지만 끝이없는 여행을 계속해야 하는 암시를 보여주며 이 소설은 끝을 맺는다.

 

용서와 화해가 동반된 처음이자 마지막 대관령 고갯길의 소풍.

책 뒤에 해설 부분은 작가의 선배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여행적인 요소와 길을 해설하고 있지만 거기에 비할바는 아니다. 김도연 작가가 아무리 로드무비적인 구성 요소를 담고 있다고 하지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가히 비교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냥 나름대로 소설 구성 방식과 전개가 독특해서 한 번 쯤 볼만한 책으로 보는 것이 올바른 시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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