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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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글쟁이, 이야기꾼이 틀림없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것은 설레는 일일수도, 지루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 책은 재미와 감탄과 내 삶의 반성 및 살아가야 할 방향성 제시 등 많은 감정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첫 이야기부터 담배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는 전혀 재미가 없을만한 부분인데도 깔깔깔 웃으며 읽어내려갔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말이지 다양한 종류의 담배 이름을 외우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담배에 새롭게 붙여준 이름들이 얼마나 웃기던지.

바둑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
특히 [어머니의 이력서]는 가슴 뭉클하고 더없이 좋았다.

좌측보행, 우측보행에 대한 이야기와
[조선왕조실록] 그 수난과 보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해 또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답사여정 파트에서는 중국의 인인유책 : 사람마다 책임이 있다는 표어가 깊게 남았다.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맞닿아 있는 '민족 장래 인인유책'

예술가 파트에서는 유독 신학철 화백의 그림들에 사로잡혔다.
그저 개인일뿐인 예술가가 살기엔 힘들었던 시대가 안타까웠다.
이 분의 그림이 세상에 많이 드러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이번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게 될거라 생각하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유홍준 작가가 좋은 사람이고, 지혜로운 사람이기에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받는 스승과 벗들이 많았으리라.
나이가 들면서 큰 별이 하나둘 세상을 떠날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금만 더 살아계시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며.
인간의 삶이란 유한하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시대의 큰 인물들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그도 나이가 많아 지인들의 죽음을 마지막 파트로 다루었는데 역시나 우리가 잃기엔 너무 큰 인물들이 많았다.

가만히 읽고 나니 그의 인생 자제가, 그 시간들이 바로 문화유산이자 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시대.
책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을 선호하는 사람들.
내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 핸드폰을 내려두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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