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글쟁이, 이야기꾼이 틀림없다.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것은 설레는 일일수도, 지루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 책은 재미와 감탄과 내 삶의 반성 및 살아가야 할 방향성 제시 등 많은 감정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온다.첫 이야기부터 담배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는 전혀 재미가 없을만한 부분인데도 깔깔깔 웃으며 읽어내려갔다.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말이지 다양한 종류의 담배 이름을 외우는 게 쉽지 않다.그런 담배에 새롭게 붙여준 이름들이 얼마나 웃기던지.바둑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특히 [어머니의 이력서]는 가슴 뭉클하고 더없이 좋았다.좌측보행, 우측보행에 대한 이야기와[조선왕조실록] 그 수난과 보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해 또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답사여정 파트에서는 중국의 인인유책 : 사람마다 책임이 있다는 표어가 깊게 남았다.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맞닿아 있는 '민족 장래 인인유책'예술가 파트에서는 유독 신학철 화백의 그림들에 사로잡혔다.그저 개인일뿐인 예술가가 살기엔 힘들었던 시대가 안타까웠다.이 분의 그림이 세상에 많이 드러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이번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게 될거라 생각하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유홍준 작가가 좋은 사람이고, 지혜로운 사람이기에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받는 스승과 벗들이 많았으리라.나이가 들면서 큰 별이 하나둘 세상을 떠날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조금만 더 살아계시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며.인간의 삶이란 유한하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시대의 큰 인물들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그도 나이가 많아 지인들의 죽음을 마지막 파트로 다루었는데 역시나 우리가 잃기엔 너무 큰 인물들이 많았다.가만히 읽고 나니 그의 인생 자제가, 그 시간들이 바로 문화유산이자 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하루하루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시대.책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을 선호하는 사람들.내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 핸드폰을 내려두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