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백한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9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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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점점 커가면서 나의 생각과 행동을 정확하지 않은 믿음들과 잡스러운 독서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지만 언제나 나는 혼자였으며 믿고 의지할 부모도, 인생의 답을 내려 주는 신도 내 곁에 없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 어제 화요일 밤에 달마우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폭우를맞으며 나는 이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나에게 있다는 결론을내렸다. 행복과 불행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 그저 나에게 달려있었다. 이를 깨닫는 데 무려 육십 년이나 걸리다니. 나는 버림받았고, 고독하고, 당신을 너무나도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p.84 성격은 매우 모질었지만 오랜 기간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나를 존중하기를 바랐다...

그를 합리화하는 것도 비난하는 것도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p.85 아버지에게 여전히 많은 빚을 졌지만 그가 어디에 가든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었다.

p.130 스스로에게서 도망치는 자는 언제나 적의 그림자가 뒤따르는 것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가 폭발할 때까지 달리기를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p.142 믿기 힘들겠지만 가장 순수해 보이는 것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비극이 탄생하기도 한다.

p.164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싶었다. 숫자 0처럼, 자연수도 아니고, 완전수도 아니며, 이성적이지도, 실질적이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하지만 완전수 전체에 더해진 중립적인 요소? 안타깝게도 이조차 아닌 것 같다. 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때 필요한 존재가 되는 일에서 해방될 것이다. 만일 지금 내가 필요한 존재라도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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