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54호 2019.가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알레 알라 알레주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2019년 계간 아시아 가을호입니다.

이번 호를 읽기에 앞서 가장 기대했던 목록은 '심훈 문학대상 수상작들'에 대한 부분이었다. 계간 아시아가 공동 주관하기도 하는 문학상으로, 이번 호에서 꽤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중혁, 박형서, 조남주, 최은영, 황정은 작가의 작품을 선정하게 된 이유를 실었고, 김중혁 작가의 소감이 실려있다. 수상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삼가고, 독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심사평이 실려있다. 수상작 중 일부가 실려있을 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단편 소설이나 시 부문 당선작이 실려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가장 좋았던 목록은 제일 처음에 실린 글인 '김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이다. 글 작가뿐만 아니라 그림 작가들도 포함하여 시대에서 지워진 여성 작가들을 소개하는 글이었는데 참 인상 깊었다. 작가들을 따로 검색해보기도 했다. 이런 시도 자체가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최근에는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들을 복권 시키는 시도가 많은 부분에서 행해진다. 과학자, 독립운동가.. 그 시절 소위 '여성'에 적합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름마저 지워진 사람들이 최근에 와서야 빛을 보고 있다. 최근 굳이 '여성'작가들의 문학들을 찾아보고 있던 나에게 관심이 많이 가는 글이었다. 구글 검색에도 자료를 찾기 힘든 숨겨진 예술가들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시대적 연유로 세상에서 지워졌는지에 깊은 통찰을 보인 짧지만 좋은 글이었다.

'Asia의 소설'은 계간 아시아의 목록들 중에 늘 관심을 가지고 보는 부문이다. 최근 여성 작가들의 글을 주로 읽고 있는데, 그 사회의 여성의 삶과 시선을 알 수 있어서 좋다. 이번 호의 'Asia의 소설'에 베트남의 '이반'작가의 'I am 여자'라는 소설은 그렇기에 흥미 있게 읽었다. 베트남의 여성 인권 수준이나 인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았는데, 반면 너무나 후진적인 모습에 읽기가 곤욕스럽기도 했다. 아직도 세상의 많은 여성들이 '여성'에 갇혀서 산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소설을 읽을 때는 감정이 대입되기 때문에 그 사회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 힘들기도 하다.

김송죽 작가의 '관동의 밤'은 지난 여름호에 이어서 싣고 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중국 대륙 어딘가에 낙오된 '정민호'의 생사고락을 담고 있다. 여름 호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글에서 매서운 시베리아 한파가 느껴진다.

인도 작가 '챈드라하스 초우두리'의 '나의 중국용의 시절'은 참 짧고 위트 있는 글이다. 희곡의 형식으로 대화체로 구성된 소설인데, 형식과 내용 등 두루 신선한 느낌이었다.

마지막 목록인 '제주 예멘 난민 이슈 1년' 짧고 인상 깊은 글이었다.

예멘 난민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사회에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데, 나 또한 찬성이고 반대고 확고한 의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소수에 대한 혐오에 대해선 늘 우려스럽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혐오, 조선족에 대한 혐오,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 묶이는 부류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너무나 냉혹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쓴 김재훈 작가는 본인이 직접 그들 곁에서 지내며 세상의 혐오를 직접 느끼며, 그 혹독한 시선에 대한 우려를 보인다. 우리는 전쟁을 겪어낸 지 채 100년이 되지 않았고, 당시에 우리 동포들도 세계 곳곳에 전쟁 난민으로 흩여져 설움을 감내하며 살아냈다. 분명 맥락 없는 혐오를 견뎌내야 했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빨리 우리의 과거 모습을 잊은 것 같다. 난민에 대한 우려가 이런 단순한 이유 말고도 여럿이 있음을 안다. 나 또한 난민에 무조건 찬성하지 못하는 것은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걸 차치하고, 세상을 좀 더 이타적인 시선으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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