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종교이야기 -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모두를 위하여 My Little Library 3
김환영 지음 / 한길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고전세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에 종교가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요? 절대적인 사람도 있고, 종교와는 아예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맞닥뜨려야 하는 분야가 종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종교를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이 없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종교에는 버리기에 아까운 가치가 있다. 모든 문명의 뿌리는 종교다. 종교를 모르면 동서양 고전을 이해할 수 없다. 종교가 빠진 인문학, 문·사·철은 공허하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지성만이 무기다』의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도 "진정한 교양인이 되려면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사안을 공부해야 하는데, 그것의 기초는 종교와 철학이다."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저의 삶에 미친 영향은 상당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교회의 부흥 집회 중 갑자기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꼈고, 제가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소위 말하는 '성령'과 '방언' 체험을 이때 했습니다. 그 후로 약 1년간 제 마음에는 절대적인 기쁨과 평안이 흘렀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면서 세상 사람들보다 더 세속적인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절대적인 평안과 기쁨은 점차 소멸하였고, 제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로 가득했습니다. 그때부터 참 신앙은 무엇인지, 진리는 무엇인지 험난한 신앙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삶에 대한 회의와 의문에 휩싸입니다. 특히 큰 사건 즉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암과 같은 중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로 죽을 뻔했을 때 불현듯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 '왜 사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자아와 진정으로 마주할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때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귀의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떤 종교를 선택해야 될까요?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저자는 "믿음 때문에 자신과 남을 해치는 일을 피하는 것, 믿음 덕분에 자신과 남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여러 가지 바탕 가운데 하나라고 믿는다."라고 말합니다. 종교도 앎과 체험이 같이 가야 합니다. '앎'만 추구하면 행함이 없는 껍데기만 추구하는 신앙으로 전락하기 쉽고, '체험'만 강조하면 '신비주의'나 맹목적인 신앙으로 흐르기가 쉽습니다.

이와 더불어 티베트의 부처라 불리는 밀라레파는 책에서 "내가 반대하는 것은 명예나 권위만을 위해 승복을 입은 자들, 재산과 명성을 노리고 겨우 경전 한두 권을 암송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들, 당파심으로 자기 종파의 승리와 다른 종파의 패망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이오. 그렇지만 진지한 수행자들이 있으니, 비록 종파나 교리는 서로 달라도 그들이 방금 말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목적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없고, 그래서 나는 그중의 어느 누구에게도 반대하지 않소."라고 말합니다. 오늘날의 종교인들과 신앙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쨌든 저는 험난한 신앙의 여정 끝에 인도의 종교와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요가'에 관심을 갖고, 요가 수행자로서의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모든 인류가 행복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책의 제목처럼 이 땅의 모든 종교인과 신앙인들이 신과 인간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따뜻한 종교'를 실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