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
마이클 풀란 지음, 이찬승.은수진 옮김 / 21세기교육연구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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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고전세입니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연기자나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면 '발로 연기를 하냐'라며 그들을 비난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진짜 연기를 너무나 못하는 것일까요? 그렇다기보다는 명품 연기에 익숙한 우리가 관객으로서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연기를 해보면, 아마 그 비난했던 연기자나 배우의 발의 발만도 못할 것입니다. '보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는 천지(天地) 차이입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인 톰 니콜스Tom Nichols는 러시아 문제에 대해 '나도 너만큼 안다'라며 전문가인 자신에게 이러쿵저러쿵 조언하는 일반인들이 못마땅해 『전문가와 강적들』(THE DEATH OF EXPERTISE)이라는 책까지 썼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풀란(Michael Fullan)은 캐나다 교육개혁 전문가입니다. 책 속의 그에 대한 소개를 살펴보면, 풀란은 "토론토 대학 온타리오 교육연구소 소장 및 명예교수이며, 교육개혁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캐나다에서 훈장을 받았다. 조직 변화와 교육개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권위자로서 다수의 글로벌 교육 변화 프로젝트 연수·컨설팅 평가에 참여했다. 풀란은 1998-2002년 잉글랜드 '국가 문해력·수리력 향상 전략' 평가를 4년간 주도했다. 2004년에는 온타리오 교육부 수상 및 장관의 특별고문으로 임명되었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교육부처와 관계 기관의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 및 전략 개발 자문과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의 원제는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THE NEW MEANING OF EDUCATIONAL CHANGE>입니다. '교육변화'에 대해 풀란은 "사람들은 학교가 변화의 무차별적인 폭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교사들이 변화에 저항한다고 불만스러워하고, 교사들은 정책 입안자들이야말로 교실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외면한 채 자리보전을 위한 정책 변경만 일삼는다고 비난한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학습 방식 또는 현재의 교육이 자녀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불안해한다. 학교의 재구조화(restructuring school)만이 답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재구조화는 핵심을 벗어난 몽상일 뿐 당장 변경해야 할 것은 교육과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성취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평가를 도입하는데 반해,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의 자율권 확대가 답이라고 주장한다."라고 말합니다.  

저자의 이 말은 다른 나라가 아닌 마치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이슈와 주체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에 대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1부(1~5장)에서는 교육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을 자세히 설명하고, 2부(6~10장)에서는 지역 수준에서의 교육변화를 다루며, 3부(11~13장)에서는 광역 지자체 및 국가 차원의 일들을 다룹니다. 

구체적으로 1부의 1장은 교육변화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2장 '교육변화의 의미'에서는 변화에 대처하는 개인 특유의 현실과 변화의 의미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을 다룹니다. 3장 '변화 프로세스에 대한 통찰'에서는 변화의 프로세스의 내부 작동원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4장 '도입·실행·지속'은 변화를 도입할 때 필요한 결정과 채택, 그리고 실행과 지속이라는 후속 단계에 관련된 주요 요소들을 살펴봅니다. 5장 '변화의 계획과 실천, 그리고 대응하기'에서는 교육변화를 계획할 때 수반되는 복잡한 이슈와 이러한 교육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깊이 살펴봅니다.

2부의 6장 '교사'에서는 교사들이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변화는 교사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 중 하나일 뿐임을 보여줍니다. 7장 '교장'에서 '학습 선도자'로서의 교장을 명확한 해결책으로 제시합니다. 8장 '학생'에서는 학생들에 대해 하향식으로 변화를 강제하는 접근과 상향식으로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접근을 구분하여 다룹니다. 교사, 교장, 학생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변화로의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3부의 9장 '학부모와 지역사회'에서는 학부모·지역사회·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에 관하여 살펴봅니다. 10장 '학구 행정가'에서는 개별 학구가 어떻게 서로 협력해서 배워나갈 수 있는지를 포함해서 몇 가지 사례연구를 제시합니다. 11장 '정부'에서는 성공적인 개혁에 대한 이슈들을 평가하고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12장 '교직과 그 리더들'에서는 행정가들을 포함한 교직 전반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봅니다. 끝으로 13장 '교육변화의 미래'에서는 미래의 트렌드와 교육변화에 대한 기대라는 관점에서 변화의 문제를 다룹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기술적 발전이 노동이 아닌 자본에 혜택을 주면서 발생하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기계화에 따른 대량실업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직업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교육을 받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에게 더 나은 사고와 행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대상으로 교육을 보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위해 튼튼한 공립학교시스템을 제안합니다. 저자는 “튼튼한 공립학교시스템과 사회 발전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회가 더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교육의 힘으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서 개인적 이익의 추구 외에 집단적 선이라는 더 높은 목적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 일자리를 보장해주던 시대는 갔고, 이제 6Cs(인성교육, 시민의식, 협력, 의사소통, 창의력, 비판적 사고)를 갖추는 것이 모든 상황에 통용되는 필수 역량으로 보인다."라고 결론을 맺습니다. 

사실 이 책은 일반 독자보다는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 등 교육 정책 입안자나 전문가들이 참고해야 할 도서입니다. 그만큼 개념이나 용어가 쉽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교육변화'의 의미와 그 방법에 있어서 전체상을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일반인도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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