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 내 삶에 돌이키고 싶은 순간마다 필요했던 철학 솔루션
이관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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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추석이다.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 자체를 요청하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고향 방문 자제 요청이 고향만 아니라면 어디든 가도 좋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텐데 사람들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집안에만 갇혀 있다 보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해외 여행을 갈 순 없고, 날씨도 좋고, 비행기표도 저렴한 이 때를 이용해 확진자가 적은 제주도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꼭 제주도여만 했을까?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정책을 발표할 때 마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사람들은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모아 집을 장만하려고 한다. 갑자기 오른 집값으로 집 주인은 2년 전 오래살라고 했던 말을 잊었는지 집을 내놓겠다고 한다. IPO 공모주가 수익률이 좋다고 하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자들의 잔치에 불과한 공모주에 너도 나도 뛰어든다. 왜 그럴까?

나는 그것이 '취향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의 24장에서 르네 데카르트의 '의심하는 나'라는 개념을 통해 <남과 다른 진로를 택하고 싶을 때>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저자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입시와 취업에서 느끼는 실패와 좌절감은 '애당초 불필요한 경쟁의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즉 '스스로 90퍼센트의 실패가 정해진 길을 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명문대 입시와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라는 숫자가 제한된 꿈을 좇아 너도 나도 달리기 때문이다. 그 꿈이 정녕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상관 없지만, 불안한 미래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라면 꿈을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불행해진다.

요즈음 코로나 19로 재택 근무를 하면서 아이들가 몇 주를 함께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정말 지치지 않는다. 넘치는 호기심과 체력은 어른들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찰 정도다.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마다 타고난 재능과 소질이 있다. 이런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입시라는 획일적인 관문을 통과하면서 호기심과 그 뜨겁던 열정은 점차 사그러진다. 근본적으로는 아이의 취향을 죽이는 이런 입시 제도가 사라져야하지만, 공부 외에 아이의 취향을 존중하고, 잘 키워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그런 아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의 여행은 꼭 제주도가 아니고, 집은 사야만 하는 것이고, 묻지마 투자의 행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18장 <예민한 내가 싫을 때>에서 존 스튜어트 밀을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한다. 행복하려면 가치를 품어야 하는데 그 가치는 "밀의 <<공리주의>>를 읽어보면 행복을 향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대체로 지적, 도덕적, 종교적 성격"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한다.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여기 저자가 제시하는 동서양의 철학자들의 30개의 실용적인 도구를 사용해보자. 그 동안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삶이 변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철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보자. 이 책은 그 도구들을 소개하는 친절한 안내서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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