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없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들을, 아이들이 있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어쩌면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수 있을 이야기들을 알게 되어 참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파란 아이가 그랬고, 긴긴밤이 그랬고, 훌훌이 그랬고... 이번에 조선 최고 꾼도 그런 책 중 하나가 됐다.
책이 오자마자 아이에게 줬더니,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이야기!
아이가 다 읽은 후에, 나도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일공일삼'이라는 시리즈 이름처럼 초등학생이 읽기에 쉬우면서도 재미와 교훈이 듬뿍 담긴 스토리였다.
게다가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 만큼, 그 시대의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나도 다 읽은 후 아이에게 책을 읽고 느낌이 어땠는지, 물어봤다.
"엄마, 책 뒷 표지 봤어? 그 이야기가 중요한 거야. 그걸 기억하면 되는 거지~"
그러면서 한 문장을 딱 짚어주는데,
"노미야, 길이 잘못됐으면 바른길을 찾아가. 아니면 길을 바로잡든지."
나도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부분이었는데! 역시 책을 읽고 싶도록 표지의 문장을 잘 뽑으셨네~ ㅎㅎ
그러나 책 읽는 건 좋아하지만 독후활동 싫어하는 아이라 대답이 너무 심플하다;;
언제쯤 같은 책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소매치기가 될 뻔했던 한 소년이 주변 사람들의 조언으로 바른 길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좀 더 듣고 싶었단 말이다!!
그렇지만 '열세살' '남자' 아이를 닥달해서 대화를 이어가기란... 앗 어려워.
어린이인 내 아이의 대답은 심플했으나, 어른인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우선!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왜 이렇게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어른들이 많은 건지.
보호와 애정이 결핍된 아이들을 향한 그 폭력의 손길에 화가 났다.
쇠심줄 네 이놈!!!
그러나 고보, 벅수, 샌님, 솔이처럼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까.
결국 그런 사람들의 애정과 믿음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사실, 어른들도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정답은 모를 때가 많지만,
옳고 바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
책 속 문장들은 어른인 나에게도 울림을 줬다.
어른들도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 포기하지 않고 행동해야 하는 순간, 바른 길을 찾아야 하는 순간들이 많으니까.
이렇게 책 속 문장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고 힘을 얻는 경험을 아이들이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길로 안내해주는 책을 함께 읽으며,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선 최고 꾼'이 된 '노미'의 이야기를 통해 바른 길을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