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의 배신 - 불편해도 알아야 할 채식주의의 두 얼굴
리어 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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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키스의 <채식의 배신>을 읽고 나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바로 "리어 키스가 20년 동안 채식주의자로 살았던 것이 진실일까?"입니다. 이런 의문이 진지하게 들 정도로 저자의 동물권 운동, 채식주의에 대한 무지와 오해는 심각합니다. 개인적인 무지와 오해로 끝나면 '그럴 수도 있겠지'하며 넘어가겠는데, 이런 개인적인 무지와 오해를 바탕으로 채식주의의 신화를 벗기겠다며 책을 낸 저자의 노력이 눈물겹고, 한술 더 떠서 이런 책을 <채식의 배신>이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번역해서 국내에 출판한 출판사(부키)의 도서 선정 안목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채식의 신화를 깨부수기 위해 각종 자료를 취합하고 재구성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 재해석한 저자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동물권 운동에 대한 반박에서는 개인적으로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채식의 신화를 깨부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정보를 수집한 저자가 동물권으로 너무나 유명한 피터 싱어의 책은 진정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읽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동물권 운동에 대한 개인적인 총체적인 몰이해를 바탕으로 채식주의의 윤리성을 비판하고, 특히 인간 덕분에 식용 동물이 지구에 번성하지 않았느냐는 저자의 생각은 저자가 이 책을 낸 의도마저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싱어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그런 말도 안되는 말로 동물권을 반박할 수 없을 텐데 제가 얼굴이 다 화끈거릴 지경입니다.

 

정치적인 이유의 채식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지만, 물론 이것도 채식주의자의 문제이기 전에 현대인의 총체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채식인과 비채식인 모두가 주지해야 할 문제입니다.

 

<채식의 배신>은 채식과 동물권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는 조롱이나 받을 수준으로 형편없지만,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사람들에게는, 특히 채식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았던 사람들(이런 시각이 왜 생기는가에 대해서는 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고 채식 운동을 확산시키려는 사람들이 분명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에게는 <채식의 배신>이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도 것봐, 채식이 문제가 많다잖아라는 생각만 강화시켜 주기 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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